저자 당시의 명사들에 대하여 간략히 생애를 기록한 내용이다. 『추강집(秋江集)』 권7에 「냉화(冷話)」, 제문 2편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남효온이 스승 김종직(金宗直) 및 지기인 김굉필(金宏弼) 등 50여 명의 언행(言行)·문장(文章) 등을 간략하게 기록하였다. 강백(康伯)·김용석(金用石) 등 3인은 자만 소개하였고, 노섭(盧燮)·유방(柳房) 등 6인은 이름만 기재되어 있다. 수록인물들은 김굉필·정여창(鄭汝昌)·김시습(金時習) 등 널리 알려진 인사 몇몇을 제외하면 드러나지 않은 인물들이 대부분이며, 신진사림들이 주종을 이룬다.
서술방식은 이름·본관·자·호 그리고 생애·학문·사상 등을 기록하는 사전체 형식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자료가 부족하기 때문인지 거의 간략한 서술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김굉필·정여창·김시습·홍유손(洪裕孫)·이종준(李宗準)·강응정(姜應貞) 등에 대해서는 비교적 자세한 설명을 더하였다.
김굉필·정여창 등 신진사류에 대해서는 유학의 경전에 달통(사물의 이치에 정통함)하고 성현의 이상적 도덕률에 대해 실천적 행동을 보인 사실을 중심으로 소개하였다.
김굉필이 스스로 ‘소학동자’라 하며 『소학』을 손에서 놓지 않고 『소학』의 규범을 실천하였던 일, 정여창이 지리산에 들어가 3년 동안 나오지 않으며 5경을 읽고 그 뜻을 궁구하였던 일과 이것을 바탕으로 ‘경명행수’의 실천율에 모범을 보인 단아한 선비로서의 모습을 부각시켰다.
안우(安遇)·정세린(鄭世麟) 등도 같은 맥락에서 소개하였다. 이밖에 김시습의 방외인적인 삶과 그의 높은 기질을 소개하였고, 홍유손이 빈천한 출신으로서 학행과 문장이 뛰어났던 사실과 강응정의 효행 및 학덕 등을 소개하였다.
『사우명행록』은 전체적으로는 조선 전기 김종직(金宗直)에게서 시작되는 유학의 사상을 실천적으로 행동한 학자들이며, 대부분 정치현실을 벗어난 은일·미천·방외인의 부류에 속하는 인물들에 대한 평전이다. 조선 초기 신진사대부의 발흥과 생활상, 그리고 그들이 추구하던 이념적 지향을 살필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