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북송대 영종(英宗)의 부마였던 왕선(王詵)이 수도 개봉(開封)에 있던 자기 집 정원, 즉 서원(西園)에서 당시의 유명한 문인묵객들을 초청하여 베풀었던 아회(雅會) 장면을 담은 그림이다.
왕선을 비롯해 소식(蘇軾), 채조(蔡肇), 이지의(李之儀), 소철(蘇轍), 황정견(黃庭堅), 이공린(李公麟), 조보지(晁補之), 장뢰(張耒), 정가회(鄭嘉會), 진관(秦觀), 진경원(陳景元), 미불(米芾), 왕흠신(王欽臣), 원통대사(圓通大師), 유경(劉涇) 등의 16인(진사도(陳師道)를 넣어 17인이 되기도 함)이 모여 시를 읊고 휘호를 하고 현금(玄琴)을 타고 담론을 즐기거나 석벽(石壁)에 제시(題詩)를 적고 있다.
당시의 아취 넘치는 광경을 모임에 참석했던 이공린이 그리고, 미불이 찬문을 쓴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현재 이공린의 그림은 전하지 않고 미불의 찬문만이 법첩(法帖)으로 전해 온다.
그러나 실제로 ‘서원아집’은 행해진 바 없고 문인 취향의 풍류적인 모임을 이상화하여 그렸던 일종의 상상화에서 유래되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남송대 이후 널리 그려지기 시작하였다.
대체로 화면 형식은 두루마리나 병풍으로 많이 그려졌다. 석상(石床)을 중심으로 휘호하는 일련의 인물들을 축으로 그 뒤에 병풍을 치고 탁상에서 서화를 완성하는 장면, 암벽 앞에 서서 동자를 데리고 시를 새기는 광경, 담소하며 현금을 타는 정경, 그리고 석교(石橋) 건너편 대나무 숲에서 한담하는 모습을 그리는 것이 보통이다. 그리고 주변에 소나무와 버드나무, 파초, 매화나무, 학, 사슴 등을 배치하여 운치를 높이고 있다.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작품으로는 미국 넬슨(Nelson)미술관에 소장된 남송 화가 마원(馬遠)의 「서원아집도」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이 그림이 마원의 후원자 중 한 사람이었던 장자(張鎡)의 정원을 그린 「춘유부시도(春遊賦詩圖)」로 새롭게 밝혀졌다.
이 밖에 명대 구영(仇英)의 「서원아집도」가 유명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후기에 많이 그려졌으며, 김홍도(金弘道)가 그린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서원아집도」6폭병풍과 개인 소장의 8폭병풍, 그리고 선면화(扇面畵) 등이 대표적인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