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 11월 17일부터 같은 해 12월 13일까지 『대한매일신보(大韓每日申報)』에 연재, 발표되었다.
개화기 혁신책의 하나인 단발령과 미신타파정책 때문에 점 치고 망건 파는 생업에 위협을 느낀 소경과 앉은뱅이가 자신들의 불우한 여건에 대한 푸념과 함께 참된 개화의지를 풍자와 기지로써 펼치는 작품이다.
그들이 비판하고 있는 것은 화폐개혁에서 오는 전황(錢荒 : 돈이 잘 융통되지 아니하여 매우 귀해지는 현상), 관료의 부패와 매관매직, 의타적인 외교정책 등으로 을사오조약에 의한 일본의 침투를 경계하고 무력한 정부와 국민의 새로운 각성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결말에 불구인 자신들이 앞 못보고 걷지 못하는 결점을 서로 일심단결하면 온전한 한 사람이 될 수 있다고 함으로써, 기울어가는 국권회복을 위하여 국민들이 가져야 할 올바른 자세를 암시하고 있다.
이 작품은 신체적 불구자인 장님과 앉은뱅이의 대화를 통하여 시대의 변천에 휩싸여 변모해가는 자신들의 불우한 여건에 불만을 품으면서도, 개화의 물결에 따른 사회의 변천상에 긍정적인 시각의 일면도 보여주며, 자성(自省)과 자위(自慰)로 시대적 흐름에 동조하고 있다.
특히, 「거부오해(車夫誤解)」와 더불어 대화체로 된 개화기의 독특한 단형서사양식(短形敍事樣式)으로서, 소설적 형상화는 흡족하지 않으나 장편 신소설들과는 달리 권선징악적 유형성이 없고, 풍자적인 대화로써 당시의 현실적인 문제들을 날카롭게 지적, 민족의식을 고취하려 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