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책의 첫머리에 「화월당소서(花月堂小序)」라 하여 1898년에 쓴 자서(自序)가 있으며, 발문은 없다.
불분권 10책. 필사본. 미정리 원고본으로 책의 편차가 산만하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제1∼6책과 제8·9책에 시 1,350여 수, 제7책에 만장록(輓章錄), 제10책에 부록으로 서(序)·기(記) 각 6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는 그 분량이 많을 뿐 아니라 수준 높은 작품이 많다. 대개 영물(詠物)이나 감회류가 많고 서경시는 거의 없는 편이다.
「차도연명귀거래사운(次陶淵明歸去來辭韻)」은 도잠(陶潛)의 「귀거래사」에 차운해 전원 생활의 정서를 읊은 것으로 은자(隱者)로서의 자신을 과시하며 자연에 대한 동경심을 나타내고 있다. 저자의 이와 같은 은일적 사상은 제3책의 「영국(詠菊)」이나 제4책의 「촌옹(村翁)」·「어부(漁父)」·「엄비(掩扉)」, 제5책의 「초영(樵咏)」, 제9책의 「초부(樵夫)」·「엽부(獵夫)」 등에도 잘 나타나 있다.
영물시로는 제3책의 「대설(大雪)」, 제4책의 「해당화」·「매화」·「설(雪)」·「낙화」 등이 대표적이다. 제4책의 「미인」, 제5책의 「규정(閨情)」·「춘사(春詞)」·「유춘(遊春)」 등은 남녀간의 연정 또는 여심(女心)·규원(閨怨) 등을 읊은 것이다. 「차두시(次杜詩)」·「차당인시(次唐人詩)」를 비롯하여 「도의(搗衣)」·「새하곡(塞下曲)」·「장문원(長門怨)」 등 당대(唐代)의 시풍을 연상하게 하는 시도 있다.
이 밖에도 자신의 인생에 대한 고민과 갈등, 시대적 양심을 표현한 시도 상당수 있다. 「자탄(自歎)」의 시제를 택한 몇 편의 시, 제3책의 「이로행(泥路行)」과 제8책의 「무심발탄(無心發歎)」 등은 그 대표적 작품이다. 특히 「무심발탄」은 1866년(고종 3) 병인양요 때 비분강개해 모든 백성들이 총궐기해서 의병에 가담할 것을 독려하는 내용으로, 시대적 울분과 양심을 토로한 우국충정의 시이다.
제7책의 「만장록」은 1874년 할아버지 장례 때의 만장 및 기타 행사 일정 등을 기록한 것이다. 제10책의 서·기는 모두 다른 사람들이 저자에게 증정한 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