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떡은 임진왜란·정유재란·병자호란 등의 전란으로 굶주림에 허덕이던 백성들이 소나무 껍질을 구황식으로 사용한 것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 떡을 만들려면 먼저 송기가루를 만들어야 하는데, 요즈음 흔한 해송은 안 되고 우리나라 재래종 소나무여야 가능하다. 송기가루를 만들 때는 소나무가 물이 가장 오른 4∼5월경에 소나무의 상순을 잘라 잘 드는 칼로 표피를 벗겨버리고 속껍질만 벗겨서 잘게 찢어 물에 우린다.
우려낸 껍질은 담배줄거리재나 명화재[明花灰]를 넣고 푹 삶은 다음(요즈음에는 재 대신 중조를 사용함.) 다시 맑은 물에 2, 3일 담가 잿물을 빼낸다. 이 때 잿물이 완전히 빠지도록 물을 자주 갈아주어야 한다.
잿물을 뺀 송기는 물기를 꼭 짠 다음 나른하게 찧어 그대로 쌀가루에 섞어 떡을 만들거나 그늘에 말려 가루로 만든 뒤 저장해두고 필요한 때 꺼내 쓴다. 떡을 만들 때는 송기가루와 멥쌀가루를 버무려 시루에 넣고 무르게 쪄서 안반에 놓고 친 다음 썰어주면 된다.
송기가루를 이용한 떡으로는 이 밖에도 둥글거나 모나게 꽃판으로 눌러 만든 절편이 있고 팥소를 넣고 빚은 개피떡도 있다. 송기떡은 오래되어도 별로 상하지는 않으나 만일 곰팡이가 슬면 물에 씻어 잠깐 쪄 기름을 바르면 새로한 떡처럼 된다.
이러한 송기떡은 처음에는 값비싼 멥쌀의 양을 줄이기 위해서 송기가루를 섞은 것이었다. 그러나 뒷날에는 떡을 색스럽고 차지게 하기 위하여 넉넉한 집안에서도 일부러 송기가루를 사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