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7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작품이다.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에 강제 동원되어 팔을 잃은 아버지 박만도와 한국전쟁 당시에 부상하여 다리를 잃은 그 아들의 수난이 주제인 작품이다.
아버지 박만도는 강제로 징용에 나가 산에서 비행장을 건설하는 노역에 참여하며 가난하고 고생스러운 생활을 한다. 그것이 끝나자 다시 산에 비행기를 감출만한 굴을 파는 일에 착수한다.
연합군의 공습이 심해지자 일본군은 그들의 비행기를 굴속에 감추어 보호하려는 것이었다. 이 토굴 만드는 공사에서 공습을 만나 박만도는 팔 하나를 잃게 되었다.
박만도는 외팔이로 불편하나마 살아가는데, 그 아들이 군대에 입대하여 한국전쟁 때 다리를 잃고 돌아온다. 이렇게 두 부자는 시대의 힘에 의하여 격심한 피해를 받는다. 그런데도 작가는 이 두 부자를 큰 갈등 없이 순하게 현실에 타협하는 인물로 묘사하였다.
수난이대는 우리의 현실적 삶 인식의 기저에 깔려 있는 순종적 의식이 깃들여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지만, 그보다는 시대의 힘에 의하여 개인이 희생되는 사실에 이야기의 비중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시대의 흐름에 창조적 주역으로 참여하지 않는다 해도, 즉 피동적으로 참여를 할 경우라도 역사적 현실 그 자체의 논리는 우리의 삶을 새로운 모습으로 만든다는 점을 일깨운 것이다.
그것은 긍정적 의미로도, 또 이 두 부자의 경우처럼 부정적 의미로도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삶의 논리에서 소극적이고 순박한 삶에 깃들인 역사의 억센 흔적을 비극적으로 시사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두 부자가 외나무다리를 ‘조심조심 건너가는’ 것을 바라보면서 개인의 행복의 의미가 전적으로 역사적 힘에 규제된다는 함의를 시적 인식으로 일깨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