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권 4책. 필사본. 저자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으나, 『조선도서해제(朝鮮圖書解題)』에서는 이 책의 표지·장정·글씨 등을 보아 정조가 세손으로 있을 때 서연(書筵)에서 만든 강본(講本)으로 추정하고 있다. 권수에 서문이 있고 발문은 없다. 서문은 지은이가 쓴 것으로 보이나 『시경』의 대의(大義)를 간략하게 해설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이 책의 저술동기나 기타 내용은 들어 있지 않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권1은 「국풍(國風)」의 주남(周南)에서 정풍(鄭風)까지의 시를, 권2는 「국풍」의 제풍(齊風)에서 빈풍(豳風)까지의 시를, 권3은 「소아(小雅)」의 녹명(鹿鳴)에서 어조(魚藻)까지의 시를, 권4는 「대아(大雅)」의 문왕(文王)에서 「송(頌)」의 경지십(駉之什)까지의 시를 매 편마다 1∼3구씩 발췌하여 해설하고 있다.
이 책의 주석 또는 해설에는 다른 참고문헌을 거의 인용하고 있지 않았다. 간혹 『서전(書傳)』의 편명이나 『춘추』 등을 인용하고 있을 뿐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중국 당대(唐代)의 학자 공영달(孔潁達)의 말을 빌려, 시란 인간의 천부적 감성이 어떠한 외부적 영향을 받지 않고 객관적 사물에 감응을 일으켜 자연발생적으로 표현되는 언어작용임을 말하고 있다. 또한, 미발(未發)·이발(已發)의 심성론으로 감성의 발단과 시의 순수성을 연결지어 설명하고 있다.
본문의 해설에 있어서도 성리학적 심성론이나 윤리적 가치관, 또는 춘추대의적 의리와 명분론을 내세워 『시경』에 함축되어 있는 정신을 미화시키고 있다. 다른 주석서를 인용하지 않고 저자 자신의 독자적 견해를 해설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주석서와는 다르게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