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1년 보급서관(普及書館)에서 간행하였다. 표제에 '정탐소설'이라는 명칭이 부기될 정도로 그 창작의 의도와 갈래적 성격이 뚜렷이 제시되어 있는 작품이다. 동학혁명 직후의 한말을 배경으로 한 이 작품은 당대의 인심과 세간의 풍속도를 어느 정도 반영하고 있다.
경인선 열차 안에서 돈가방을 잃어버린 김 주사가 이를 찾기 위하여 정 순검(鄭巡檢)에게 전후 사정을 말하게 된다. 김 주사로부터 이 사건을 맡은 정 순검은 민완한 사복형사이고, 가방을 훔친 범인은 피리를 잘 부는 손가 형제로서, 그 도둑질 솜씨가 대단히 뛰어날 뿐만 아니라, 자신들의 범행 은폐를 위하여 살인마저도 자행하는 인물이다.
그들은 정 순검과 손을 잡고 범인의 정체 탐지를 위하여 위장으로 술장사를 하는 고소사를 살해하고, 정 순검에게 살인 누명을 씌운 뒤에 도주한다. 이러한 계략에 의하여 살인 누명을 쓰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정 순검은 마침내 손가 형제를 체포하는 개가를 올린다.
‘쌍옥적’이라는 이 작품의 제목은 살인강도 형제의 신출귀몰한 피리 솜씨를 상징한 것이며, 이 피리 소리를 근거로 정 순검은 범인 추적의 실마리를 잡게 된다.
이 작품은 작자 이해조의 다른 신소설인 『봉선화』·「화세계」·『구의산』 등과 마찬가지로 송사(訟事) 모티프를 수용하고 있으나, 이들 작품에서의 송사 모티프와는 달리 그 기능이 단순히 삽화적인 것에 머무르지 않고 작품의 구상(構想)을 주도하는 구조원리로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정탐위주의 추리적 흥미를 목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도 특이한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앞 부분의 발단 과정에서는 추리적 긴장의 요소가 어느 정도 나타나지만, 전개부 이후로 넘어갈수록 통속적인 사건전개와 우연성의 남발로 인하여 주인공의 고난 중심으로 진행되는 고행담적 성격이 강하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이 작품은 추리적 긴장미의 한계를 보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