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여인극장(女人劇場)은 1966년 10월에 강유정을 주축으로 '순수와 갱신'을 목표로 삼고 창립되었다. 창립 당시 대표는 백성희였으나, 백성희가 국립극단 배우였기에 같은 해 강유정이 극단의 대표를 맡게 되었다. 창립단원은 진랑(陳娘)·이순(李順)·백성희 등의 배우와 정은숙(鄭恩淑)·서계영(徐桂英)·전윤희(全玧姬) 등 성우출신, 강유정·선우용녀·강추자(姜秋子)·김영애(金英愛) 등이며, 여성 연극인으로만 이루어진 동인극단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극단은 연극을 통한 사회명랑화운동을 전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창립 작품으로는 1966년 11월에 안톤 체홉(Anton Chekhov) 작·이진순 연출로 「갈매기」를 공연하였으며, 1968년 프리드리히 뒤렌마트(Friedrich Durrenmatt) 작「물리학자들」, 1969년 테네시 윌리엄스(Tennessee Williams) 작「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등 서구의 명작 희곡을 위주로 상연하였다. 앞서 주목사항이었던 여성극단이라는 면모는 레퍼토리만으로는 짐작하기가 어렵다.
매년 정기 공연을 통하여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으며, 대한민국 연극제, 동아연극상, 백상예술대상에서 작품상, 희곡상, 연기상 등을 수상하여 국내 정상급 극단으로 자리매김하였다. 특히 1982년 한미수교 100주년을 기념하여 한국일보 초청으로「학이여 사랑일레라」·「이 대감 망할 대감」등 두 작품으로 뉴욕을 비롯하여 13개주 순회공연 한 바 있으며, 1997년에는「마스터 클래스」를 공연하였다.
2001년 공연된「아름다운 여인의 작별」은 김금지, 정경순의 훌륭한 앙상블로 극계의 극찬을 받았다. 주로 연출를 맡았던 강유정 대표는 2005년 타계하였고, 현재는 강유정의 뒤를 이은 김경애 대표를 비롯하여 10명의 단원이 있다. 이들은 연극뿐 아니라 TV, 영화 등 다방면에서 중견 연기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 동안 여인극장이 배출한 연기자로는 신구, 임동진, 김민정, 정경순, 최종원, 전광렬 등 많은 걸출한 배우들이 있다.
주요작품으로는 1968년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 작「기적을 만든 사람들」, 1969년 테네시 윌리엄스 작「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1973년 장 주네(Jean Genet) 작「하녀들」, 1976년 윌리엄 써머셋 모옴(William Somerset Maugham) 작 「아내란 직업을 가진 여인」, 1978년 황석영(黃晳映) 작「산국(山菊)」, 1982년 차범석(車凡錫) 작「학이여 사랑일레라」, 2004년 마틴 맥도나(Martin McDonagh) 작「아름다운 여인의 작별(The Beauty Queen of Leenane)」, 2008년 조원석 작「아버지가 사라졌다」 등이 있다.
이밖에도 1977년「비목」으로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에, 1984년 윤조병(尹朝病) 작·강유정 연출「모닥불 아침이슬」으로 제8회 대한민국연극제에, 1985년 윤조병 작·강유정 연출「풍금소리」로 제9회 대한민국연극제에, 1987년「자유혼」으로 제11회 서울연극제에, 1988년 「산불」로 제12회 서울국제연극제에, 1990년「불임의 계절」로 제14회 서울연극제에, 1991년「화분이 있는 집 사람들」로 제15회 서울연극제에, 1993년「박사를 찾아서」로 제17회 서울연극제에 참가하였으며, 1984년「모닥불 아침이슬」로 제21회 백상예술대상 대상과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여인극장은 극단 창립 당시 여성연기자들이 중심을 이루었으나 점차 남성연기자들을 참여시켜 여성중심에서 탈피하고 있다. 대한민국연극제에 참여하면서부터는 토속성 짙은 창작극도 공연하였다. 이 극단은 여성들만으로 창단된 극단으로서는 광복 직후의 여인소극장(女人小劇場)에 이은 두번째 극단이며, 주로 여성문제를 다룬 연극에 초점을 맞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