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조귀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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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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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후기 제22대 왕 정조 때 이진흥이 향리들의 사적을 집약, 정리한 역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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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후기 제22대 왕 정조 때 이진흥이 향리들의 사적을 집약, 정리한 역사서.
내용

3권. 필사본.

이 책은 본래 향리 집안의 후손인 저자가 향리의 기원·형성과정 및 위업을 밝혀 향리와 양반이 처음에는 같은 신분이었음을 재인식시키고, 그에 상응하는 향리들의 신분상 지위 변화를 개진하려는 의도로 1777년(정조 1) 상주(尙州)에서 간행하였다.

권1에는 서·발·경국전(經國典)·이직명목해(吏職名目解)·불복신벌정록(不服臣罰定錄)·사족강리록(士族降吏錄)·향리소복호헌의(鄕吏疏復戶獻議)·영종조감은시(英宗朝感恩詩)·호장소(戶長疏)·향공소(鄕貢疏)·연조기담(掾曹奇談), 권2에는 관감록(觀感錄), 권3에는 관감록·추부(追附) 등이 수록되어 있다.

권1의 <경국전>은 ≪경국대전≫에서 향리에 관계되는 조목들을 모은 것이다. <이직명목해>는 향리에 관계되는 용어를 해설한 것으로 향리의 직명과 역할 등을 이해하는데 크게 도움이 된다.

<불복신벌정록>과 <사족강리록>은 본래 사족이었던 인물들이 조선왕조에의 복종을 거부했거나 무고 등으로 인해 향리로 전락한 예를 적은 것이다. 즉, 향리가 본래 양반과 같은 신분이었음을 고증하고 있다.

<향리소>를 비롯한 여러 소는 향리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는 상소들을 모아 놓은 것이며, <연조기담>은 향리들에 얽힌 기담을 모은 것이다. 권2·3의 <관감록>은 향리열전(鄕吏列傳)이라고도 할 수 있는 것으로,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부분이다. 권2는 고려편, 권3은 조선편으로 구분하였다.

끝으로 <추부>는 저자의 증손 명구(明九)가 이 책을 중간할 때 첨가해 기록한 것으로 여러 향리와 관련된 글을 모은 것이다. ≪안동향손사적통록 安東鄕孫事蹟通錄≫·≪엄호장실기 嚴戶長實記≫·≪양양기구록 襄陽耆舊錄≫ 등 향리들이 편찬한 책의 서·발 등의 자료가 집성되어 있다.

현재 알려져 있는 것은 대부분 1848년(헌종 14) 명구가 다시 목판본으로 간행한 것이다. 한편, 서울대학교 가람문고에 ≪연조귀감속편≫이 필사본으로 전하고 있다.

이것은 저자의 아들 정하(廷夏)와 손자 복운(復運)이 자료를 수집하고, 복운의 계자(繼子) 명구에 의해 현재의 체재로 집대성된 것으로 ≪연조귀감≫의 속편이다.

그 체재는 ≪연조귀감≫과 비슷하나, 그 대상은 향리뿐만 아니라 역리(驛吏)·진리(鎭吏)·경아전(京衙前)까지 확대하였다. 나아가 그들의 효자·열녀까지도 별전(別傳)으로 설정하였다.

향리들에 의한 가문의 사적정리·편찬사업은 18세기이래 점차 증가하였다. 또 그 형태도 가첩(家牒)이나 행장 등 일개 가문의 자손 전승을 위한 것에서부터 ≪양양기구록≫·≪안동향손사적통록≫과 같이, 한 지역 향리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사업으로 성격이 확대되었다.

≪연조귀감≫은 이러한 시대적 배경 아래 간행된 것이다. 그러나 다른 사적들이 특정 향리가문이나 특정 지역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했던 것과는 달리, 이 책은 ≪고려사≫를 비롯한 문집·읍지 등을 참조해 전국의 향리를 대상으로 서술하고 있다.

또 시기적으로 고려시대부터 19세기 중엽까지 걸쳐 있어 향리의 기원을 살펴볼 수 있다. 그리고 향리의 전반적인 역사를 집약, 수록함으로써 당시 향리층의 사회·경제적 성장을 토대로 향리지식층의 성장과 의식 변화의 구체적 모습까지도 살펴볼 수 있다.

이러한 인식의 출현은 향리를 중간계층으로서 단순히 지방행정 실무자로 고정시켜 온 양반 중심의 조선왕조 통치체제가 변화되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연조귀감≫은 고려·조선 시대 향리들의 실태를 파악하는 귀중한 자료로서뿐만 아니라 신분 질서가 동요되는 시기의 새로운 역사의식과 서술이라는 점에서 역사학적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참고문헌

『연조귀감(掾曹龜鑑)』(연사회, 1969)
「19세기 한국사학의 새 양상」(이기백, 『한우근박사정년기념사학논총』, 1981)
「연조구감(掾曹龜鑑)의 편찬과 간행」(이훈상, 『진단학보』 53·54, 1982)
「解題掾曹龜鑑」(武田辛男, 『朝鮮學報』 97,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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