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1책. 필사본. 여말(麗末) 국초(國初)부터 선조 때까지의 세가·재상·시인·문호 등에 관련된 많은 일화(逸話), 사적(事蹟), 시화(詩話) 등을 비롯하여 중국 시문(詩文)에 대한 평을 실었다. 특히 성종(成宗) 때의 군신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또 관기(官妓)와 사창(私娼)들에 얽힌 언정·해담(諧談) 등과 신혼 처녀들에 관한 비화들이 적지 않게 끼어있다.≪대동야승 大東野乘≫과 ≪시화총림 詩話叢林≫에도 수록되어 전한다. ≪대동야승≫에는 145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고, ≪시화총림≫에는 시에 관련된 30편만 뽑아 실었다.
내용은 체계 없이 시 또는 제자백가서에 나오는 구절에 대한 고증(考證)을 주로 전개하였다. 중국의 이백(李白)·두보(杜甫)·맹호연(孟浩然) 등 시인들의 여러 시편에 관한 시화(詩話)와 우리 나라 정철(鄭澈) 등의 시편에 얽힌 일화가 수록되어 있다.
≪오산설림초고≫의 앞부분에는 주로 고증에 관한 내용이 많다. 일례로 ≪사기 史記≫의 문장에서 당시 임금이던 무제(武帝)를 금상(今上) 또는 금황제(今皇帝)로 칭하지 않고 무제라고 한 곳이 몇 군데 있음을 들어 저소손(褚少孫)의 글이 혹 잘못 끼어 들어 있는 것이 아닌가 추정하였다.
그리고 이성계(李成桂)·무학대사(無學大師)·서경덕(徐敬德)·목조(穆祖)·이징옥(李澄玉)·구종직(丘從直)·세조·홍윤성(洪允成) 등 여러 사람과 기녀 소춘풍(笑春風) 등 인물에 얽힌 일화나 전설도 기술하였다.
그 밖에도 삼신산(三神山)에 대한 전설을 비롯하여 무명 선비에 대한 설화 등 많은 전설과 설화가 수록되어 있다. 또한, 진(晋)나라 사람 최표(崔豹)의 ≪고금주 古今注≫에 기록된 <공후인 箜篌引>에 관한 내용을 소개하여 우리 나라 고시가(古詩歌)의 하나인 <공후인>에 관한 귀중한 자료가 된다.
≪오산설림초고≫는 책은 여러 시구절의 해석상 논란이 되는 문제점을 열거하여 자신의 해석을 덧붙이고 고려 말 조선 초의 세가(世家)·재상·시인·기녀들에 얽힌 많은 일화와 전설, 해담(諧談) 등이 골고루 기술된 시화·야담집이라 할 수 있다. 1971년 민족문화추진회에서 펴낸 ≪국역대동야승≫Ⅱ에 원문과 번역문이 함께 수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