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천간 ()
정의
가야 건국기의 우두머리.
내용
『삼국유사(三國遺事)』에 전하는 수로왕 신화에 나오는 9간(干)의 하나이다. 『삼국유사(三國遺事)』의 「가락국기(駕洛國記)」에 의하면 오천간 등 9간은 추장으로서 각기 촌락민을 다스리고 있었다.
서기 42년(後漢 光武帝 建武 18) 3월에 계욕(禊浴 : 3월에 妖邪를 씻기 위해 하늘에 제사지내는 의례로 생각됨)이라는 의례를 행하고 있었는데, 구지봉(龜旨峰)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오천간 등 9간과 의례에 참가한 사람들이 소리나는 곳에 모여 하늘에 제사지내고 춤을 추고 「구지가(龜旨歌)」를 부르자, 하늘에서 황금빛을 띤 여섯 개의 알이 그릇에 담겨 내려왔다.
이 알들은 아도간(我刀干)의 집에 안치되었는데, 다음날 와서 보니 여섯 사내아이가 태어났다. 이들은 10여 일 만에 장성해 그 달 15일에 가장 먼저 태어난 수로는 가락국의 왕이 되고, 나머지 다섯 명도 각각 5가야의 왕이 되었다.
오천간은 다른 8간들과 더불어 가야국 건국의 주역으로 활약했으며, 수로왕이 관제를 정비하면서 오능간(五能干)으로 개칭하였다. 이는 가야의 건국시조 김수로왕의 탄생을 기술한 것으로, 전형적인 천강신화(天降神話)의 일면을 보여준다.
그런데 9간과 구지봉에서 일어난 일은, 비록 신화적으로 서술되었으나 이는 부족국가 또는 초기국가체제 형성단계에서 수장(首長)을 비롯해, 여러 추장들이 모여 하늘에 제사지내고 선임했던 모습을 전한 것이다.
이 때 선임된 수장은 권위를 하늘로부터 부여받은 것으로 되며, 이와 함께 집단의 안녕과 풍요를 비는 의례가 춤과 노래로 펼쳐져 집단의 공통체적 결속을 다져나갔다. 오천간은 그러한 단계의 사회에서 한 촌락 또는 씨족의 추장으로서 초기국가체제에서 국정의 한 분야를 담당했던 인물로 이해된다.
참고문헌
『삼국유사(三國遺事)』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