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고집전 ()

고전산문
작품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 소설.
이칭
이칭
옹씨전, 옹생원전, 옹좌수전, 용생원전, 옹고집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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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옹고집전」은 작자·연대 미상의 고전 소설이다. 원래는 판소리로 불렸다고 하나 지금은 소리를 잃어버리고 소설로만 전승되고 있다. 선한 나와 악한 나, 참과 거짓을 통해 인간의 정체성을 묻는 진가쟁주(眞假爭主)형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옹고집은 우리 서사문학사에서 놀부와 함께 악인 인물형 계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목차
정의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 소설.
내용

국문 필사본. 원래 판소리 열두 마당의 하나였다고 하나, 판소리로는 전해지지 않는다.

「옹고집전」은 현재 17개의 이본이 전해지고 있다. 목판본이나 활자본은 발견되지 않고, 김삼불(金三不)이 1950년에 필사본을 대본으로 하여 주석본을 출간한 바 있다. 그때 사용한 필사본은 전하지 않는다. 그 밖에 최래옥본(崔來沃本) · 강전섭본(姜銓爕本) · 단국대학교본이 연구되었고, 그 이후에도 여러 이본이 발견되었다. 시기별로 보면 이 작품은 불도(佛道)의 문제에서 가족 공동체의 문제로, 가족 공동체의 문제에서 악인에 대한 처벌과 교화의 문제로 그 주제와 화소가 점차 변모하는 추이를 보여준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옹정 옹연 옹진골 옹당촌이라는 묘한 이름을 가진 곳에 옹고집이라는 사람이 살고 있었는데, 성질이 고약해서 풍년을 좋아하지 않고, 매사에 고집을 부렸다. 인색하기만 해서 팔십의 늙은 어머니가 차가운 방에 병들어 있어도 돌보지 않는다. 월출봉 비치암에는 도통한 도승이 있었는데, 학대사라는 중에게 옹고집을 질책하고 오라고 보내었으나, 학대사는 하인에게 매만 맞고 돌아간다. 이 말은 들은 도승은 옹고집을 징벌하기로 한다.

도승은 허수아비를 만들고 부적을 붙여서 가짜 옹고집을 만들어 옹고집의 집에 보내 서로가 진짜라고 다투게 만든다. 옹고집의 아내와 자식이 나섰으나, 모두 누가 진짜 옹고집인지 판별하지 못해 마침내 관가에 고소를 하게 된다. 원님이 족보를 가져오라고 해서 물어보니, 가짜 옹고집이 진짜 옹고집보다 더 잘 알고 있어 진짜 옹고집이 패소(敗訴)한다. 진짜 옹고집은 곤장을 맞고 내쳐진 다음에 걸식을 하는 신세가 되고, 가짜 옹고집은 집으로 들어가 아내와 자식을 거느리고 산다.

이후 옹고집의 아내는 다시 아들을 몇 명이나 낳는다. 진짜 옹고집은 그 뒤에 온갖 고생을 하며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쳤지만, 어쩔 도리가 없어 자살하려고 산중에 들어간다. 막 자살을 하려는데 그때 월출봉 비치암의 도승이 나타나 이를 말린다. 도승은 옹고집이 잘못을 뉘우치고 있는 것을 알고 부적을 하나 주면서 집으로 돌아가라고 한다.

옹고집이 집에 돌아가서 그 부적을 던지니, 그동안 집을 차지하고 있던 가짜 옹고집과 옹고집의 아내와 가짜 옹고집 사이에 난 자식들이 모두 허수아비로 변하였다. 그러자 진짜 옹고집은 비로소 그동안 도술에 속았다는 것을 깨닫고, 새 사람이 되어서 착한 일을 하고 불교를 열심히 믿는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은 설화소설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동냥 온 중을 괄시해서 화를 입게 되었다는 설정은 「장자못 이야기」와 상통하는데, 부자이면서 인색하기만 한 인물에게 벌을 주기 위해서 도승이 도술을 부렸다는 점에서 서로 일치한다. 그리고 가짜가 와서 진짜를 몰아내게 되었다는 줄거리는 쥐를 기른 이야기와 같다. 이 작품에는 널리 알려져 있는 유형인 쥐에게 밥을 주어서 길렀더니 그 쥐가 사람으로 변하여 주인과 싸운 끝에 주인을 몰아냈다는 이야기가 수용되었다. 이처럼 설화를 적극 수용한 것은 판소리계 소설의 일반적 특징과 연결된다.

또한, 옹고집이라는 인물은 놀부와 상통하며, 우리 서사문학사에서 '놀부'와 더불어 악인 인물의 계보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심술이 많고 인색한 점에서 이 둘은 공통적인데, 금전적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새롭게 나타난 인간형으로 볼 수 있다. 조선 후기에 화폐 경제가 발달하면서 오직 부를 추구하는 데만 몰두하여 윤리 도덕이나 인정 같은 것을 온통 저버린 부류가 나타나자, 이에 대한 반감이 작품을 통해서 반영된 결과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그러한 반감이 새로운 사회 윤리를 제시하는 데 이르지 못하고, 전래적인 가치관과 불교 신앙으로 다시 회귀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흥부전」에 비한다면, 작품 설정도 단순하고, 수법도 수준이 낮다 할 수 있다. 판소리 열두 마당의 하나로 불리다가 전승이 중단되고, 필사본마저도 널리 전파되지 않은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작품 전개에 도술을 개입시켜 현실감을 살리지 못한 편이며, 과장이나 말장난에서 흥미와 웃음을 찾으려고 하였다. 좀 더 사실적인 소설이 나타나자, 이런 특징 때문에 독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였으리라고 추정된다.

악한 진짜 옹고집이 착한 가짜 옹고집과 다투다가 쫓겨나 개과천선하여 착한 진짜 옹고집이 되어 돌아오고, 그 결과 가짜 옹고집이 사라지는 과정은 참된 나의 의미를 탐색하는 이야기로 해석할 수 있다. 처음에는 악한 옹고집이 진짜인 줄 알았으나 결국은 악한 옹고집은 가짜였고 착한 옹고집이 진짜라는 결말을 보여준다. 이것은 인심의 나는 가짜이고 도심의 내가 진짜라는 심학적 인간 이해를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참고문헌

원전

김기동, 『이조시대소설론』(정연사, 1959)
김삼불, 『배비장전·옹고집전』(국제문화관, 1950)
정병욱, 『배비장전·옹고집전』(신구문화사, 1974)

단행본

김기동, 『이조시대소설론』(정연사, 1959)

논문

김현룡, 「옹고집전의 근원설화연구」(『국어국문학』 62·63, 국어국문학회, 1973)
이강엽, 「자기실현으로 읽는 옹고집전」(『고소설연구』 23, 한국고소설학회, 2007)
이석래, 「옹고집전의 연구」(『관악어문연구』 3, 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 1978)
최혜진, 「옹고집전의 이본과 변모 양상 연구」(『판소리 연구』 36, 판소리학회, 2013)
허원기, 「심학의 눈으로 바라본 옹고집전」(『고소설연구』 41, 한국고소설학회, 2016)
관련 미디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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