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오기(新羅五伎)의 하나.
최치원(崔致遠)은 그의 <향악잡영 鄕樂雜詠> 5수에서 월전을 다음과 같이 읊었다.
어깬 솟고 목은 움칠 꼭다린 오뚝,(肩高項縮髮崔嵬)
여러 한량 팔 비비며 술잔 다툰다.(壤臂群儒鬪酒盃)
노랫소리 듣고 나서 웃어젖히며,(聽得歌聲人盡笑)
초저녁이 지새도록 깃발 붐빈다(夜頭旗幟曉頭催).
월전은 서역 우전국(于闐國:天山南路에 있었던 아리안족의 대표적인 나라로, 지금의 和闐지방에 해당됨)에서 전해진 탈춤의 일종이라 생각된다. 이 놀이에 대한 여러 의견을 들어보면 다음과 같다.
즉 “견고항축(肩高項縮)한 예인(藝人)들이 여럿 등장하여 양비투주(壤臂鬪酒)하면서 우스운 회화(會話)를 주고받는 내용의 골계희(滑稽戱)로 산악(散樂)의 일종”일 것이라 하고(土田杏村), 혹은 “거친 선비들이 주석(酒席)에서 격금내기로 실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한 경희극(輕喜劇)”이라고도 하였으며(崔南善), 또 “난장이(侏儒)들이 다리[假髮]를 머리에 쓰고 술잔을 다투어 마시는 놀음, 혹은 가면인형극인지도 모르겠다.”고 설명하였고(梁柱東), 또는 “배우(俳優)들이 꼽추 시늉으로 골계가무(滑稽歌舞)를 하는 우리나라 전래의 향토적 연희”라고도 하였다(梁在淵).
그러나 이 놀이는 “노랫소리 듣고 나서 웃어젖히며”의 구절과 같이 호인형(胡人型)의 가면을 쓴 배우들이 만좌(滿座)를 웃음으로 휩쓰는 흉내내기 놀이이며, 골계희·경희극임이 분명한 것 같다. 따라서 그 춤 모양을 일본의 우보라쿠(右方樂) 중에 전해지는 고도쿠라쿠(胡德樂)에 비긴 의견은 매우 타당하다(李惠求).
고도쿠라쿠는 술에 취하여 춤추는 호인무(胡人舞)이므로 고도라쿠(胡童樂)라고 하고, 또 코가 흔들리는 가면을 쓰고 춤을 추는 데서 헨비고도쿠(遍鼻胡德)라고도 하는데, 이 놀이는 네 사람의 춤추는 자 중 셋은 코가 흔들리는 가면을 쓰고 한 사람은 코가 흔들리지 않는 가면을 쓴다.
술을 권하는 간바이(勸盃), 술을 따르는 헤이지토리(甁子取)를 합하여 6명이 나오는 춤인데, 술을 마시며 취하는 꼴을 춤으로 보여주는 놀이이다. 이 놀이는 기악(伎樂)의 스이코(醉胡)와 사보라쿠(左方樂)의 고온슈(胡飮酒), 당악(唐樂) 중의 주호자(酒胡子, 일명 醉公子 또는 醉胡子라 함.)라는 무곡(舞曲)과도 같은 것으로 생각된다. →신라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