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생전 ()

고전산문
작품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한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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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유생전」은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한문소설이다. 이 작품은 두 남녀의 결연 과정을 보여주는 내용으로, 만남-이별의 서사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유생전」은 남주인공인 유정옥이 방 상서의 딸 방영애를 우연히 본 후 사랑에 빠지게 되고 부모의 도움으로 결연을 이루기는 하지만 황제가 방 소저를 후궁으로 삼으려는 '늑혼' 갈등으로 인한 혼사 장애, 그리고 영애의 죽음과 재생(再生)인 명혼 모티프가 나타나며, 영웅소설의 구조를 일부 수용하고 있다.

정의
조선 후기 작자 미상의 한문소설.
서지사항 및 이본

하버드대학교 연경도서관에 소장되어 있으며, 1권 1책 34장본의 한문 필사본 고전소설이다. 깨끗한 해서체로 필사되어 있으며, 구결로 현토되어 있다. 작품 말미에 “戊戌春正月初七日夜來之降雪滿山爲銀世界之朝(무술춘정월초칠일야래지강설만산위은세계지조)”라는 필사기가 있고, 그 밑에 ‘橋本彰美之印(교본창미지인)’이라는 인장이 찍혀 있는 것을 토대로 할 때, 현존하는 「유생전」은 일본인 ‘교본소주(橋本蘇洲)’가 1898년에 필사한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유생전」의 이본은 한글본 「유ᄉᆡᆼ대젼」, 「뉴ᄉᆡᆼ젼이라」가 있는데, 「유생전」과 「뉴ᄉᆡᆼ젼이라」가 「유ᄉᆡᆼ대젼」에 비해 내용상 친연성이 깊다. 「유문성전」의 저본으로 확대된 작품으로 알려진 「유생전」에는 한글 영웅소설에서 발견되는 신분 의식이 반영되어 있으며 방 소저의 절개, 그리고 유생의 효성이 강조되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영웅소설의 주제를 받아들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용

「유생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원나라 무종 황제 시절에 좌승상 유홍의 아들인 유정옥은 16세에 그네를 타던 15, 6세의 어여쁜 낭자의 모습을 담장 틈으로 보고는 상사병이 들어 거의 죽을 지경에 이른다. 이 사실을 안 유홍이 그 낭자가 방 상서의 딸임을 알고 즉시 달려가 청혼을 하고 택일한다. 이때 황제가 방 상서의 딸을 후궁으로 삼고자 한다. 이에 방 상서와 유홍이 불가(不可)함을 상소하다가 서로 옥에 갇히고 만다.

그러나 황제가 우연히 득병하여 죽고 순종 황제가 즉위하면서 방 상서와 유홍이 풀려나지만, 유홍은 그만 기력이 쇠하여 죽는다. 뒤이어 부인도 죽자 유정옥은 구걸하며 간신히 연명한다. 하루는 방 상서가 길에서 유정옥을 보고는 집으로 데려와 외당에서 지내게 한다. 우승상 달목이 방 상서의 딸을 며느리로 삼을 마음에 황제의 명으로 구혼하니, 방 상서도 어쩔 수 없이 달생과 정혼을 약속한다.

유정옥은 방 상서의 집을 떠나고, 방 낭자는 달목의 집으로 가던 가마에서 목을 매어 자결한다. 유정옥은 아버지 무덤 아래에 여막을 짓고 고생을 하며 걸식하여 살아가다가, 어느 날 저녁에 방 낭자의 꿈을 꾸고 방 낭자가 죽었음을 안다.

다시 그날 밤 꿈에서 상제의 은혜로 방 낭자와 혼례를 치룬 정옥은 닭이 세 번 우는 소리에 깨어난다. 정옥은 방 낭자가 계속 꿈에 나타나는 것을 기이하게 생각하여 청련사에 있는 개원사로 찾아간다. 노승에게 방 낭자가 묻혀 있는 곳을 물어 무덤을 파니, 무덤이 열리면서 방 낭자가 살아난다.

두 사람은 달목을 피해 회계산 우삼봉 아래에 숨어 살면서 동영, 동인, 동연 세 아들과 딸 채란을 낳는다. 마침내 회계태수가 되어 온 방 상서를 만난다. 달목 일가는 모두 죄를 물어 죽임을 당하고, 유정옥은 급제하여 한림학사가 된다.

이때 오랑캐가 침입하자 황제는 유정옥을 보내어 진압하게 한다. 유정옥이 성공적으로 진압하고 돌아오니, 황제는 공을 인정하여 병부상서에 제수한다. 세 아들도 급제하여 고관에 이르고 부귀 영화를 누리며 행복하게 산다.

의의와 평가

19세기에 창작된 한문소설은 보수 이데올로기에 입각한 작품이 대다수였으나, 영웅소설을 중심으로 한 통속성이 한문소설에도 영향을 미친다. 「유생전」은 19세기에 창작된 여타의 한문소설보다 통속적인 성향이 두드러지는데 남녀의 애정 서사를 방해하는 혼사 장애 모티프가 활용되고, 갈등의 해결에 우연성이 활용되는 등 짤막한 단선적인 사건이 반복되어 서술된다. 이러한 서사 방식은 흥미성을 바탕으로 한 통속적 구성을 활용한 것으로, 한문 창작본인 「유생전」이 당대 유행하던 국문소설의 서사 방식을 따랐음을 짐작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남녀 주인공의 첫 만남에서 전기(傳奇)적 색채가 드러나며, 유정옥의 꿈에 방영애가 나타나는 꿈 속 계시 모티프, 죽은 방영애가 살아나는 환생 모티프에서 전대 소설의 영향을 받았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서술 방식은 대중 친화적이며 흥미를 추구한 것으로 통속성이 작품 전반에 드러나고 있음이 확인된다.

또한, 방 소저가 달목의 집으로 가던 중 자결함으로써 보여주는 절(節)의 이념, 효(孝)의 이념으로 절의를 지키려는 방 소저의 죽음을 말리는 유정옥의 모습에서는 애정보다 '효'와 '절'을 강조하는 중세적 이념이 나타난다.

「유생전」은 두 남녀의 결연 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고, 입공의 과정은 후반에 간략하게 제시되고 있다. 유생의 성장 과정, 부모의 죽음으로 인한 유생의 고난, 방 소저와의 결연 과정에 보이는 혼사 장애, 늑혼, 죽음 환생 모티프, 그리고 작품 후반에 유생의 과거 급제와 오랑캐를 평정하여 부귀영화를 누리는 서사, 더불어 이 작품이 원명 교체기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애정 전기소설이면서 영웅소설의 면모를 지녔음을 확인할 수 있다.

참고문헌

원전

李相澤 編, 「劉生傳」(『海外蒐佚本 韓國古小說叢書』 권8)

단행본

임치균, 「유생전」(『고전소설의 기초연구』, 태학사, 2001)

논문

박일용, 「전기적 애정모티프의 영웅소설적 형상화방식 연구: 유문성전과 유생전을 중심으로」(『인문과학』 3, 弘益大學校 人文科學硏究所, 1995)
서경희, 「<유생전>연구」(『고소설연구』 9, 한국고소설학회, 2000)
이명현, 「「유생전」, 「방씨전」, 「유문성전」 비교 연구」(『語文論集』 34, 중앙어문학회, 2006)
한의숭, 「〈劉生傳〉의 ‘通俗性’에 대한 再考」(『민족문화논총』 54, 영남대학교 민족문화연구소,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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