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준설화(許浚說話)」와 함께 ‘명의담(名醫譚)’에 속한다. 「유이태설화」는 영남 지방에서 주로 전승되는데 ‘유이태탕’·‘순산비방’ 등이 있다.
유이태(劉以泰 1652~1715)가 어느 곳을 지나갈 때, 어떤 사람이 담장 밑에서 약을 달이는데 약봉지에 ‘유이태탕’이라고 쓰여 있었다. 까닭을 물은즉, 아버지의 병을 고치려면 유이태를 만나야 되는데 유이태를 찾을 길이 없어 이렇게 하였다는 것이다. 이에 유이태는 그 집안의 병을 고쳐 주었다.
이 설화에는 민간 의료 비방이 많이 등장한다. 유이태가 장기를 두고 있는데 이방의 부인이 난산이라며 처방을 물었다. 유이태는 종이에 글 석 자를 써서 주며 산모에게 달여 먹이도록 하였다.
이방의 부인은 그것을 먹고 순산하였는데, 그 종이에는 본관 사또의 성명이 쓰여 있었다는 것이다. 이방은 관속이기에 사또가 뱃속에 들어가면 그 자식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예화로 유이태는 난산하는 부인에게 문고리를 달여 먹이게 하였는데 순산을 하였다. 그런데 다른 부인이 난산 시 문고리를 달여 먹자 더욱 고생이 심하였다. 유이태에게 묻자 아침에는 대문을 열 때라서 문고리가 순산을 시키지만, 저녁에는 문을 닫을 때이므로 오히려 순산에 방해가 된다는 것이다.
그 밖에 병도 알고 약도 알지만 약을 구할 수 없어서 못 고친다고 한 유이태의 이야기도 있다. 어떤 사람이 어머니의 병을 고쳐 달라고 하자 유이태는 못 고친다고 하였다. 그런데 그 사람은 어머니를 업고 헤매다가 어머니가 물을 급히 찾는 바람에 산속에서 어떤 박 쪼가리에 담긴 물을 먹였는데 병이 나았다.
유이태에게 물으니 그 병에는 천년두골(千年頭骨)에 삼인수(三蚓水)가 약인데, 그 물이 해골에 괸 물로 지렁이 세 마리가 빠져 있는 것을 모르고 어머니에게 준 것이 약이 되었다는 것이다. 유이태의 설화는 위중한 병을 쉽게 고치는 비방을 담은 이야기로 민중의 슬기를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