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과 영남을 연결하는 주요한 고개로 도계표시가 서 있다. 높이는 734m이다.
신라 때부터 요해지(要害地)로 유명하다. 예로부터 이 고개를 넘으려면 60명 이상의 무리를 지어서 고개를 넘어야 도둑떼를 피할 수 있다거나 재몬당까지 60여 굽이가 된다고 해서 붙여졌다 한다.
삼국시대에는 나제국경(羅濟國境)의 요새지로서 성터와 봉화대 자리가 지금도 남아 있다. 인근 덕유산 봉우리에는 이성계(李成桂)가 왕이 되어 등극할 때 제단을 설치하였다는 유적이 남아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에는 육십현(六十峴), 『대동여지도(大東輿地圖)』에는 육복치(六卜峙)로 기록되어 있다.
소백산맥의 남덕유산(1,507m)과 그 남쪽의 백운산(1,279m)과의 안부(鞍部)에 위치한다. 고개의 동사면은 지천을 거쳐 낙동강의 지류인 남강(南江)의 최상류 계곡과 통하고, 서사면은 평지천을 거쳐 명덕천으로 연결되어 금강의 최상류 계곡과 이어진다. 이들 양 사면을 흐르는 하천은 많은 침식분지를 만들어 동쪽에 함양ㆍ안의ㆍ도천(道川) 등의 산간분지와, 서쪽에 장계(長溪)ㆍ명덕(明德) 등의 산간분지를 형성하였다.
경상남도와 전북특별자치도의 도계구간에는 육십령 외에도 지경령(地境嶺)ㆍ월암령(月巖嶺)ㆍ팔량치(八良峙)와 같은 많은 고개가 있어 예로부터 소백산맥의 장애를 극복하여 왔으나, 그 중에서도 육십령은 신라 때부터 개통된 지 오래된 고개이다. 과거에 육십령은 조령(643m), 죽령(689m), 팔량치(513m) 등과 함께 소백산맥을 잇는 영남 지방의 주요 교통로로 이용되었다.
따라서 육십령은 거창을 중심으로 하는 경상남도 북부지역과, 진안을 거쳐 전주에 이르는 전북특별자치도 동부지역을 잇는 교통의 요지이며, 26번 국도가 통과하고 있다. 최근에는 대전∼진주간고속도로가 건설되면서 육십령터널이 만들어졌고, 익산∼포항을 잇는 고속도로도 일부 준공되어 인근 장계면은 교통의 중심지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