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문 활자본과 필사본이 있으며, 1916년 동창서옥(東昌書屋)에서 발행한 활자본이 있다. 이 작품은 주인공 이린이 중국에 들어가 절세미인 두소저(杜小姐)를 얻고 과거에 급제하여 승상의 지위까지 오른다는 내용이다.
신라 경덕왕 때 경상도 두류산 밑에 살고 있는 이무정(李武貞)은 만년에 자식을 얻고자 백일기도를 올렸다. 어느 날 꿈속에서 천궁(天宮)에 올라가 옥황상제를 만나는데, 충신 오자서(伍子胥)의 혼을 장경성(長庚星)에 붙이고 기린(麒麟)의 형상을 주어 인간 세상으로 내려가게 한다. 또한 항아(姮娥)에게는 우미인(虞美人)의 혼을 붙이고 두꺼비의 형상을 주어 인간 세상으로 내려가라 한다. 그 뒤 부인이 아들을 낳고 이름을 ‘린(麟)’, 자를 ‘장경(長庚)’이라 하였다.
당나라 화주(華州) 땅에 살고 있는 두수공(杜修功)은 금산사(金山寺) 옛터에서 석불을 발견하여 바위 밑에 안치하여 놓고 돌아왔다. 그날 밤 부인 남씨(南氏)는 석불이 항아를 데리고 와 자기에게 맡기는 꿈을 꾸고 딸을 낳았는데, 이름을 ‘계섬(桂蟾)’이라 지었다.
이린은 아버지의 뜻에 따라 중국으로 들어가다가 산중에서 길을 잃었는데, 태을선군(太乙仙君)의 화신인 노옹을 만나 떡을 얻어먹고 회생한다. 이때 두 소저가 병으로 죽게 되는데, 이린은 꿈속에서의 노옹의 지시에 따라 두공의 집을 찾아가 회생단(回生丹)으로 두 소저를 살리고 혼례를 올린다.
이린은 또 천마산의 옥천진인(玉泉眞人)을 찾아가서 도술과 병법을 배운다. 이때 두공은 병이 나서 죽었고, 도둑 떼가 두공의 집을 습격하여 두 부인을 잡아 배에 싣고 가던 중 두 부인은 투신자살한다. 남해 용왕이 옥황상제의 명을 받아 두 부인을 구출하여 용궁으로 데려가고, 두공의 부인 남씨는 방황하다가 절에 들어가 중이 된다.
이때는 목종(穆宗) 시대로, 북흉노(北匈奴)가 중원을 빼앗고자 반심(叛心)을 품고 있는 승상 조자항(趙子恒)에게 밀사를 보내어 큰일을 도모한다. 조 승상은 황제에게 직접 전쟁터에 나가 정벌하도록 하고 자기는 황성을 지킨다. 이린은 황제를 구하고자 천마산에서 나와 충신 주신(周信)과 마곡(馬穀)의 도움으로, 반란을 일으켜 황제 자리에 오른 조 승상을 쫓아내고 황후와 태자를 구한다. 또, 전장으로 달려가 황제를 구출한다. 황제는 이린을 대사마대원수(大司馬大元帥)로 삼는다. 신라로 귀국하니 국왕도 그의 공적을 치하한다.
부모를 모시고 다시 중원으로 돌아왔는데, 남만의 침공을 당하였다. 출정하여 화덕성군(火德聖君)이 준 마술선으로 적을 격파하여 항복을 받고 돌아온다. 그러는 도중 화운암을 찾아가 용궁에서 돌아온 두 부인과 장모를 만나 귀환한다. 그 뒤 두 부인과 더불어 인생의 부귀영화를 누리다가 다시 전생의 천궁으로 올라간다.
우리나라 사람이 중국에 들어가 입신출세(立身出世)한다는 내용을 설정하여, 우리 민족의 위대한 재능을 과시하려 한 점이 이 소설의 가장 큰 특징이다. 그리고 작중 세계는 인간이 살아가는 현실계와 천상계 같은 비현실계가 교차적으로 순환하는데, 현실계의 고난이 비현실계의 개입을 통해 행복으로 순환되는 구조를 보여준다. 한편, 이 작품에서는 처와 처 간의 갈등 또한 다루고 있는데, 투기심을 품고 갈등을 일으킨 악인이 징벌되는 과정을 통해 남성 중심의 가족 제도를 유지하려는 작가의 의식이 드러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