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 200면. 1955년 영웅출판사(英雄出版社)에서 간행하였다. 작자의 첫 시조집으로 저자의 후기가 있고 총 70편의 작품이 5부로 나뉘어 수록되어 있다.
제1부에는 「달밤」·「새벽」·「작은 기원(祈願)」·「살구꽃 핀 마을」·「바람벌」 등 16편, 제2부에는 「봄」·「가는 봄」·「이끼」·「첫설음」 등 27편, 제3부에는 「산길에서」·「낙화」·「초원」·「한낮」 등 10편, 제4부에는 「무덤」·「이향(離鄕)」·「병실」·「적일(寂日)」·「비(碑)」 등 16편, 제5부에는 「기빨」 1편이 각각 실려 있다.
이 시조집은 6·25 무렵까지의 작품을 엮은 것으로서, 「달밤」처럼 낭만성을 띤 초기 작품부터 「바람벌」 같은 현실 반영의 작품에 이르기까지 변모된 양상을 잘 드러내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아 이호우의 시조는 쉬운 말로 엮어졌으면서도 독자에게 주는 인상이나 감명은 절실하며, 인간의 삶과 사회의 현상감을 깊이 있게 표출하였다. 이것이 이호우시조의 특징이기도 하고, 또 현대 시조의 향로로 볼 수도 있다.
그의 이러한 작품 경향은 ‘후기’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는데, 그는 후기에서 시조가 민족의 호흡을 잘 드러내는 국민시(國民詩)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하면서 서민적·주변적이고 형(型)이 간결하며 내용이 평명(平明)하여, 짓기 쉽고 외우기 쉬운 시를 써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므로 그의 시조는 우리 나라 현대 시조의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으며, 아울러 많은 젊은 시조인들에게 영향을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