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1책의 국문 필사본이다. 임진왜란 이후의 우리나라와 중국을 배경으로, 민심이 흉흉한 가운데 요귀(妖鬼)와 다투는 장수 이화(李華)의 이야기를 그린 장편 전기(傳奇) 소설이다. 창작 시기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로 추정된다.
이본으로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 충남대학교 도서관 소장본이 있다. 충남대학교 도서관 소장본은 은행나무에 살던 여우 요괴를 이화가 퇴치하는 데서 필사가 끝난다.
임진왜란 때 명나라 장수 이여송과 이여백이 구원병을 이끌고 조선에 왔는데 불행히도 이여백은 전사하고 말았다. 한편, 임진왜란이 끝난 뒤 전라도 여산(礪山)에서는 괴변이 일어나 그 고을은 거의 폐읍(廢邑)이 되다시피 하였다.
이때 이화라는 장수가 여산부사를 자원하였는데, 부임 처음에 부내(府內)를 거닐다가 형체를 알 수 없는 짐승이 연못에서 나와 민가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따라갔다. 그런데 그 짐승이 “여백아 문열어라.” 하니 문이 스르르 열리고 곧이어 사람의 배앓는 소리가 들려 왔다.
이튿날 이 부사가 그 집 앞에 함정을 파 놓았더니 자라가 빠져 죽었다. 이 부사가 집에 있는 큰 자물쇠를 앞에 놓고 “여백아.” 하고 부르니 그 자물쇠가 대답하였다. 이 부사가 이 고을 원님이 계속 죽은 이유를 물으니, 후원 은행나무 속에 수천 년 묵은 여우 자웅(雌雄)이 있어 원님의 피를 먹는다고 대답하였다.
그래서 나무를 베었더니 요귀 둘이 죽었는데 두 소녀로 변하였다. 이에 놀란 이 부사가 앞으로의 일을 여백에게 물어보니 3년 후에 대국(大國)에 가서 죽게 될 것이라 하였다. 그런데 죽지 않은 암여우는 이화에 대하여 원한을 품고 중국으로 가서 황제의 총애를 받는 총비(寵妃)의 탈을 쓰고 황제를 미혹하여 이화를 잡아들이게 하였다.
이 부사가 부모처자와 이별을 하고 조선을 떠나오는데, 여백의 꾀를 받아 소매 속에 보라매를 넣어가지고 가서 여우의 탈을 쓴 총비의 눈알을 빼내어 위기를 모면한다. 그 후 이 부사는 영릉태수(永陵太守)를 제수받아 중국에서 벼슬을 하다가 조선에 돌아와 여백을 위하여 사당을 지어 제사를 지내 주었다.
작품 내용이 시종일관 황당무계한 요귀의 퇴치로 사실성(寫實性)이 결여되어 전기 소설의 부류에 속한다. 작품 전반에는 우리나라를 배경으로 하고 후반에는 중국을 배경으로 하였다는 점과 임진왜란 당시의 현실 세계를 소재로 하였다는 점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여백에 대한 이야기는 임진왜란 후 이여송 장군의 이야기가 우리나라 도처에 전하여 내려오고 있듯이 널리 알려져 있다. 「이화전」은 이러한 이야기를 소재로 하고, 전래의 요귀 퇴치 설화를 화소로 삼은 작품이다. 이는 전대 서사의 장점을 포용하면서도 독자가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인물 및 화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던 작가의 의도로 이해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