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목판본. 1892년(고종 29) 후손 응희(應禧) 등이 편집, 간행한 『광주노씨세고(光州盧氏世稿)』 권5에 수록되어 있다. 이 유고의 권두에는 유심춘(柳尋春)의 서문이 있다. 시 17수, 제문 2편, 서(書) 2편, 부록으로 행장·만장·제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광주노씨세고』는 국립중앙도서관·규장각 도서와 연세대학교 도서관 등에 있다.
시는 문조(文藻)보다는 기력(氣力)을 중시한 것으로 보인다. 「직숙경복궁(直宿景福宮)」은 경복궁에서 숙직하면서 벼슬살이에 대한 심적 갈등을 나타낸 것으로, 마음에 일고 있는 사념(思念)을 가식 없이 있는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직집경전별이군헌(直集慶殿別李君獻)」은 친구 이침(李琛)과 헤어지면서 이별의 안타까운 마음을 나타낸 것이다.
「전주경기전(全州慶基殿)」은 벼슬살이로 떠돌아다니는 자기의 신세를 한탄하며 고향에서의 전원생활을 동경하는 내용이다. 「환향견고국유감(還鄕見孤菊有感)」은 고향의 옛집을 찾아가 홀로 반겨주는 국화를 완상하며 방황하였던 과거를 후회하는 내용이다.
「호손공봉도(胡孫供奉圖)」은 원숭이에 얽힌 고사를 인용하여 당시 조정에 간신들이 발호함을 풍자하고 국가의 장래를 염려하는 내용으로, 칠언체의 장편이다. 서의 「답노질주(答盧姪胄)」에는 임진왜란 때 가족들의 안부를 걱정하면서도 의병을 모집, 왜적을 맞아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겠다는 결심과 의주로 피난간 임금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이 나타나 있다.
서에는 또한 스승 조식(曺植)의 편지 1편이 부록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