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대학 ()

제도
사회 각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이론을 교수 · 연구하고 재능을 연마하여 국가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전문직업인을 양성함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교육기관.
• 본 항목의 내용은 해당 분야 전문가의 추천을 통해 선정된 집필자의 학술적 견해로 한국학중앙연구원의 공식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정의
사회 각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이론을 교수 · 연구하고 재능을 연마하여 국가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전문직업인을 양성함을 목적으로 하는 고등교육기관.
개설

「고등교육법」 제47조에 따르면, 전문대학은 사회 각 분야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이론을 교수·연구하고 재능을 연마하여 국가 사회의 발전에 필요한 중견직업인을 양성함을 목적으로 한다. 전신은 1964년 기술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5년제 실업고등전문학교와 1970년에 이것을 개편한 전문학교이다. 현재의 전문대학은 1979년 전문학교를 2년제 초급대학과 통합하여 2~3년제 단기 고등교육기관으로 재편성된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자 또는 법령에 의하여 이와 동등 이상의 학력이 있다고 인정된 자를 입학 대상으로 하며, 2~3년제의 교육과정을 이수한 자에게 전문학사학위를 수여한다. 전문대학의 장은 학생을 선발하기 위하여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의 기록,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성적, 대학별 고사의 성적과 자기소개서 등 교과성적 외의 자료 등을 입학전형 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수업연한은 짧은 기간 동안 단기고등교육을 받고 취업을 하고자 하는 자에게 직업교육기회를 제공하고자 하는 데 있기 때문에 의학 또는 보건계열 등의 특수한 분야의 학과는 3년, 그 이외의 학과는 2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대학에는 전문대학을 졸업한 자의 계속교육을 위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전공심화과정을 설치·운영할 수 있다.

전공심화과정에 입학하여 학칙으로 정하는 과정을 이수한 자에게는 학사학위를 수여할 수 있다. 학사학위가 수여되는 전공심화과정을 설치·운영하고자 하는 자는 교육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 전공심화과정에 입학할 수 있는 자는 동일계열의 전문대학을 졸업한 자로서 관련 분야에서 재직한 경력이 있는 자로 한다.

교육과정운영은 대학별로 개설과목 및 학점, 시수 등에 다소 차이를 보이고 있으나 전문직업인을 양성한다는 단기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교육목표를 효율적으로 달성하기 위하여 산학 연계적인 실용성 있는 교과과정을 개발한다. 직업교육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학칙이 정하는 바에 따라 산업수요맞춤형고등학교 등 대학, 산업대학 및 산업체와 상호연계하여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연원 및 변천

광복 후 우리 나라의 단기고등교육기관으로는 1949년 「교육법」에 따라 발족된 2년제 초급대학이 있었다. 초급대학은 인문·사회 계열 중심의 단기대학으로서 4년제 대학과 뚜렷한 구분 없이 운영되어 오다가, 1963년에 전국 초급대학장회의에서 ‘완성교육으로서 산업에 필요한 기술자를 양성’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결의함으로써 그 성격이 다소 부각되었다.

그 뒤 1964년부터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 졸업자를 대상으로 하는 5년제 실업고등전문학교가 설치되어 산업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과 이론을 교수·연구하고 산업기술을 연마하여 중견 산업기술인을 양성하는 데 그 목적을 두었다. 그러나 5년제 전문학교의 설치·운영에 관한 이론적 근거가 미약한데다가 중도 탈락자가 많고 진학과 취업이 어려웠기 때문에 교육적 효과는 크지 못하였다.

이러한 서로 다른 목적의 두 가지 단기고등교육기관이 병존해 오다가 1970년에 실업고등전문학교가 2년제 초급대학에 준하는 전문학교로 개편되었다. 전문학교의 교육목적은 실업고등전문학교와 유사하였으나 교육연한이 2, 3년이고, 고등학교 졸업자를 입학대상으로 하였으며 졸업 후에는 동일계 대학의 해당학과에 편입학할 수 있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1969년에 23개 교였던 실업고등전문학교가 1975년에는 87개의 전문학교로 증가되었다. 그러나 전문학교의 입학자는 대학입학예비고사 불합격자도 가능하였기 때문에 질적 저하 및 사회적 인식이 항상 문제가 되어, 1978년까지 112개 학교로 급성장하였으나 교육내용의 질적 향상은 미흡하였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단기고등교육기관의 일원화 시책을 강구하여 1979년에 기존의 초급대학과 전문학교를 전문대학으로 승격 개편하였다. 이와 함께 전문대학의 입학자격을 강화하고 교육내용을 전문화하는 한편, 실험·실습시설의 확충으로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키고 우수한 학생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체제를 확립하여 유능한 직업인을 양성하는 데 목표를 두었다.

한편 전문대학의 고등직업교육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제고하고 사기를 진작하기 위해 전공 분야별로 전문학사학위(Associate Degree)를 수여하고, 전문대학을 졸업한 사람의 계속교육을 위하여 전문대학에 전공심화과정을 설치·운영할 수 있게 하였다. 1998년 3월에는 교육부가 직업교육기관의 창의성 및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교명 자율 사용을 허용함에 따라 전문대학은 ‘전문’을 삭제한 새로운 대학명칭을 자유롭게 사용하고 있다.

2011년 11월 이후에는 당시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 방침에 의거하여 전문대학도 법적으로 ‘대학교’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현황

2009년 현재 전문대학 학교수는 146개교이며, 이 중에서 국립이 2개교, 공립이 8개교, 사립이 136개교로 사립전문대학의 비율이 93.2%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대학 발족 당시인 1979년의 127개교와 비교했을 때, 19개교가 증가한 수치이지만, 당시 사립전문대학가 91개교로 71.7%를 차지하고 있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전문대학의 증가는 사립전문대학으로 이루어졌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전문대학은 발족 당시 127개교에 142,624명이 재학하고 있었지만, 1980~1990년대 급속도로 팽창하여, 1990년 30만명을 넘어서고, 2002년에는 159개교에 963,129명으로 크게 증가하였다. 이는 새로운 전문대학의 신설과 더불어 기존의 전문대학이 정원 확대를 통해서 규모를 늘려왔다는 점을 의미하며, 전문대학 교육의 질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2002년 최고점에 달했던 전문대학 학생수는 급속하게 감소하여, 2009년 현재 760,929명으로 2002년에 비해 약 20%나 줄어들었다.

전문학사 학위 과정 학과수는 6,455개로 이 중에서 공학계열이 1,869개로 가장 많고, 다음으로 사회계열 1,818개, 예체능계열 1,349개, 자연계열 479개, 의약계열 445개, 인문계열 294개, 교육계열 201개의 순이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에 전체의 32%인 47개교(서울 10개, 경기 33개, 인천 4개)가 설립되어 있으나, 다른 고등교육기관에 비해서 서울에의 집중도는 크지 않은 편이다.

교원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교수 정원에 대한 교수 현원의 확보율은 50% 내외로서 극히 저조한 실정이지만, 산업체 인사의 강사 활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어서 정원 확보보다는 우수한 교수 확보 문제가 더욱 중요시되고 있다. 2009년 현재 전문대학의 교원수는 12,451명으로, 1979년 5,236명, 1997년 12,468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다가 1998년부터 증감을 거듭하고 있다.

의의와 평가

전문대학으로 승격 개편된 지 30년이 경과하였지만 산업발전과 기술 및 기능인력의 수요증대에 비추어 생산적인 전문직업인을 양성하는 중핵적 기관으로 정착하기 위하여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우선 전문대학의 양적 확대 과정에서 사립의존도는 대학보다도 극심하다. 한국과 미국은 모두 2년제 전문대학 체제의 도입을 바탕으로 증가한 고등교육 수요을 일정 부분 수용하였다. 그러나 미국의 전문대학이 대부분 주립으로 운영되는 반면에, 한국은 2009년 현재 전문대학의 93.2%가 사립이고, 전체 전문대학 취학자의 96.7%가 사립학교에 재학하고 있다.

전문대학은 설립과 운영을 사학에 의존했을 뿐만 아니라, 재원의 대부분을 학생 납입금에 의존하고 있다. 2005년 예산 기준으로 전문대학의 전체 자금 수입에서 학생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76.9%로 4년제 대학에 비해 10% 이상 높음을 알 수 있다. 게다가 국고 부담은 0.7%로 더욱 낮으며, 재단의 전입금 또한 1.6% 정도에 불과하다. 사립전문대학의 높은 학생 의존도는 최근의 일이 아니며, 특히 전문대학의 발족과 함께 급속한 고등교육 취학률 증가를 주도했던 1980년에는 89.4%에 달하고 있다.

1990년대까지 자금 수입의 80% 이상을 학생 납입금에 의존하고 있었다. 최근에는 학생부담 비율이 감소하는 경향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이는 국고지원금이나 재단 전입금이 증가한 결과라기보다는 학생 수의 감소로 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학생 1인당 지출액은 오히려 두 배 이상 증가하였고, 이는 같은 시기 사립대학의 증가율보다도 높게 나타난다.

부족한 정부의 재정지원으로 인해 전문대학의 질은 열악한 상태이다. 1980년대 이후 단 한 차례도 교원 1인당 학생수가 감소하지 않는다. 전문대학의 질은 고등교육의 보편화와 더불어 보다 열악해지고 있다. 게다가 교육 환경이 가장 열악한 사립 전문대학은 재정의 학생 부담 비율이 가장 높다. 개인들은 교육 기회 획득을 위해서 적극적으로 재정을 부담했음에도, 질 높은 교육을 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열악한 교육 환경에 처한 전문대학 졸업자의 임금은 고졸 평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전문대학을 졸업해도, 노동시장에서는 그만큼의 대우를 받고 있지 못하다. 사회나 직업세계의 다양한 요구에 고등교육 기관이 대응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점은 전문대학 체제가 산업구조의 변화에 부응하여 고등교육 시스템의 뚜렷한 기능 분화를 토대로 한 정책이 아니라, 급증한 고등교육 진학 수요를 신속히 수용하기 위해서 등장했기 때문이다.

전문대학 취학률이 급증한 1980년대의 산업 인력은 4년제 대학과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자로 충당되었다. 이로 인해 진학 희망자들에게 전문대학은 4년제 대학교육을 받기 위한 준비교육과정으로 성격이 강했다. 이는 대학 취학률이 가파르게 증가하는 2000년대 초부터 오히려 전문대학 취학률이 감소하고, 대학 취학률과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학령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일부 대학들은 정원 미달 사태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은 특히 전문대학에서 강하게 나타났다. 그리고 전문대학의 휴학자 비율도 1985년 8.1%에서 점차 증가하여 2009년에는 36%에 달하고 있다. 최근 전문대학 취학률이 감소하고 미충원자가 늘어나는 현상은 우리나라 고등교육 시스템의 기능이 뚜렷하게 분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진학 요구를 수용하고자 했던 고등교육 팽창 과정의 한계가 드러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참고문헌

『교육통계연보』(한국교육개발원, 1965-2009)
『한국고등교육 연구』(김기석, 교육과학사, 2008)
『한국고등교육의 실태(1945-1972)』 (김종철 외, 문교부교육정책심의회 고등교육분과위원회, 1973)
『한국교육십년사』(한국교육십년사 간행회, 풍문사, 1960)
「고등교육 보편화의 두 사례: 한국과 캘리포니아 주 고등교육 체제 비교」(박환보, 양희준, 김기석, 비교교육연구, 19권 1호, 비교교육학회,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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