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국보로 지정되었다. 채색필사본. 국사편찬위원회에 소장되어 있다. 1463년(세조 9)에 정척(鄭陟)과 양성지(梁誠之)가 만든 『동국지도(東國地圖)』 계통의 지도이다. 3단식 계회축(契會軸)의 형식을 따르고 있으며, 지도 상단에 제목이 있고 하단에는 지도 제작에 관련된 사람들의 관등·성명을 기록한 좌목(座目)이 있다.
좌목에 의하면 제작자는 이이(李㶊)를 비롯한 12명이고, 궁중에서 진상품을 관할하는 제용감(濟用監)에 관련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어서 제용감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제작 연대는 충주가 유신(惟新)으로 표시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1549년(명종 4)에서 1567년 사이에 작성된 것이 분명하며, 좌목에 나타나는 관등·성명을 조사한 결과 1557년 또는 1558년에 작성된 것으로 본다.
8도의 주현(州縣)과 수영 및 병영이 표시되어 있으며, 만주와 대마도(對馬島)를 우리 영토로 명기하고 있는 점으로 보아 조선 초기의 영토의식을 엿볼 수 있다. 이 지도에는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混一疆理歷代國都之圖)』(1402)에 나타나는 이회(李頤)의 『팔도지도(八道地圖)』보다 두만강을 비롯한 북동부 지방이 많이 수정되었다.
즉, 『팔도지도』에는 압록강과 두만강이 거의 일직선으로 되어 있으나 이 지도에서는 두만강이 하류에서 남류하고 있음이 뚜렷하게 나타나 있다. 각 군현은 도별로 색을 달리하여 경기도는 주황색, 충청도는 황색, 강원도는 연녹색, 황해도는 연백색, 경상도는 적색, 전라도는 백색, 함경도는 청색, 평안도는 녹색으로 표시하고 있다.
만주 지방은 흑룡강과 송화강을 상징적으로 표시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의 산계와 하계도 자세하고 정확하게 표시하고 있다. 임진왜란 이전에 만들어진 우리나라 지도가 확실하고 정척이 만든 『동국지도』의 형태와 내용을 추정할 수 있는 현전하는 유일본이다.
지금까지 정척의 『동국지도』와 같은 유형의 지도로 추정해오던 지도와의 비교를 통해서 이 시기의 우리나라 지도 발달의 수준을 가늠하는 데 표준 자료를 제공해준다. 임진왜란 때 일본에 유출되어 대마도 소가[宗家]에 소장되어 있던 것을 1930년대에 입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