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84장). 목활자본. 표제명은 『조선사기(朝鮮史記)』, 판심명은 『조선역사(朝鮮歷史)』로 되어 있다. 책의 마지막에서 1946년 12월 편집을 끝낸 것으로 적고 있다. 그러나 윤대의가 쓴 서문은 1934년에 작성한 것으로 적혀 있으므로 이 책의 편찬시기는 1930∼1940년대 중반에 걸친 것으로 추정된다.
서문에서는 조선 사람이 단지 외국사만을 익히려고 하여 본국사를 알지 못하는 점을 한심하게 여겨 이 책을 편찬했다는 편찬 목적을 밝히고 있다. 이어서 단군 이후 조선까지의 전개 과정과 우리나라 지형을 간략히 소개하고 있다. 덧붙여서 먼저 전도(全圖)를 구해 보고서 8도의 장단(長短)과 방원(方圓)을 정확히 이해한 위에 기술했음을 밝히고 있다.
서술의 순서는 서문(序文), 단조편(檀朝篇), 기조편(箕朝篇), 삼국편(三國篇), 왕조편(王朝篇), 이조편(李朝篇)으로 구성해 우리나라 전 시기를 다루고 있다. 내용은 동그라미표 아래 항목이나 사건별로 기술하였다. 연기 표시는 단기를 사용하거나, 편집이 끝난 1946년을 기준으로 역산해 표시하였다.
삼국 이전은 국가 성립과정과 관련된 기사가 주를 이루고 있으며, 고려·조선에서는 정치와 문화 관련 기사가 주를 이루고 있다. 왕조 단위 안에서도 별도로 시기별 추이에 따라 시대를 구분하기도 하였다.
고려에서는 성종을 고려사상 제 1기 시대, 문종을 고려 1기 문화시대, 인종 이후를 암흑시대로 규정하였다. 조선에서는 태종을 이조문화 시무시대(始務時代), 그리고 세종·성종·정조를 각 이조사상 제 1·2·3시대로 기술하였으며, 영·정조 양조는 문화가 극도로 발전한 반면에 무실정신(務實精神)이 소멸된 시기로 보았다.
이 책에 나타난 특징으로는 전통적인 편년체 서술에서 벗어나 항목별 기술을 시도한 점, 기술에 있어서 중세기적인 도덕적 가치평가가 사라진 점, 각 사건 단위로 원인과 결론을 기술해 역사의 인과관계를 중시한 점, 각 시기의 끝에 문화제도·풍속·종교·예술·학문 등을 주제별로 정리한 점, 신라와 발해를 남북조로 나누어 기술한 점 등이다.
이러한 시각은 1920년대 활발하게 전개되었던 문화주의 역사학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한문체로 서술했으며, 장·절의 구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점 등은 전통적인 서술 방식을 그대로 답습한 것이다. 그리고 내용이나 식자(植字)에서 많은 오류가 있어 자료로 이용시 주의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