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53쪽.
다소 이론적인 글이다. 1946년경 함경남도 인민위원회 교육문화부에서 간행하였다. 목차는 제1장 서론, 제2장 원시공산주의사회의 시대, 제3장 고대정복국가의 성립 및 발전시대, 제4장 봉건국가의 성립과 발전, 제5장 봉건국가의 성숙 및 쇠퇴시대 등으로 되어 있다.
이 책은 유물사관에 의해 쓰인 것으로, 이에 따라 시대구분도 원시공산사회-고대노예국가-봉건국가-자본주의국가의 식민지 순으로 되어 있다. 여기서 고대노예국가는 삼국시대에, 봉건국가는 고려시기부터 조선시기까지에 해당한다.
이 같은 시대구분은 1930년대 초에 출간된 백남운의 『조선사회경제사』와 일치한다. 하지만 제4장 봉건사회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백남운의 책이 나오기 전이었기 때문에 그 자신의 견해가 나름대로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봉건국가론에서는 조선의 봉건제도는 서양의 대토지영유제처럼 발전하지 못한 특수성을 가지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본적 관계에서는 역시 봉건제도로서의 특징을 갖추고 있었다고 주장하였다. 이른바 봉건제결여론을 철저히 비판하는 백남운의 입장을 따르고 있다.
서론의 「조선역사를 여하히 연구할가」라는 부분은 과거의 역사서술 방식을 비판하고 민중의 생활 상태와 사회의 계급적 발전을 중심으로 역사를 서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석준은 자신의 역사관을 ① 경제적 토대 중시, ② 계급투쟁이 사회발전의 추진력이라는 것, ③ 계급투쟁을 통한 모순의 지양이 혁명 과정이라는 것, ④ 역사의 각 시대는 사회적 생산관계의 변천에 따라 고유의 성질을 가진다는 것, ⑤ 조선은 역사 속에서 국제적 영향을 심대하게 받아 왔다는 것 등으로 요약하였다.
이 책에서 특히 주목할 부분은 제5장인데, 그는 갑신정변을 부르주아혁명운동으로 규정하였다. 그는 또 1894년의 동학란에 대해 이를 “종교적 의상을 입고 싸운 계급투쟁”이라고 해 이른바 ‘외피론’을 제기하였다.
갑신정변=부르주아혁명운동론이나 동학란의 ‘외피론’은 문석준이 이 책에서 처음 주장한 것으로 이후 북한학계에 일정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