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172면. 1915년 박문서관(博文書館)에서 발행되었다. 1910년대에 널리 불리던 노래의 가사를 수집하여 엮은 잡가집이다.
판권에는 노익형이 저작자 겸 발행자로 되어 있으나 그가 직접 저작하였다기보다는 박문서관의 주인이던 그가 중심이 되어 당대 유흥의 장에서 불리던 노래의 가사를 수집하여 엮어 출판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들 노랫말이 독창적인 것이 아니고 다른 여러 잡가집에 같거나 비슷한 내용으로 수록되어 있기 때문이다.
노랫말의 수록 순서는 평양에서 간행된 ≪신구잡가≫와 달리 시조시들의 노랫말을 먼저 내세웠다. 곧, 우조·계면·우평조·계평조·우롱·계롱·얼롱·얼락·편수엽·편대의 곡 순으로 게재하다가 <장진주>·<권주가>·<파연곡> 등을 싣고, 다시 시조의 변주곡이라 할 수 있는 평지름·사설지름의 시조시 관계 노랫말을 싣고 있다.
다음으로 십이가사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상사곡>·<춘면곡>·<수양산가>·<죽지사>·<백구사> 등의 가사를 싣고, 그 뒤 십이잡가에 해당하는 <유산가>·<적벽가>·<선유가>·<십장가>·<소춘향가> 등의 노랫말을 싣고 있다. 그러나 십이가사나 십이잡가의 12편을 다 싣지는 않았다. 이어 <짝타령>·<앞산타령>·<흥타령> 등 여러 경기잡가의 노랫말을 실어 모두 74편을 싣고 있으므로 잡가집으로서는 내용이 비교적 풍부한 편이다.
여기에 실린 노랫말은 일부 노래의 제목에서 ‘단가라’·‘육자동고라’ 등의 표기와 같이 모두 당시의 표음 그대로 싣고 있으며 한자를 병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율조에 따른 분절의 표기도 이루어지지 않고 오로지 줄글로만 되어 있다. 따라서 이러한 편찬 형태는 이 책이 노래를 부르는 데 필요한 노랫말의 제공만을 목적으로 간행된 것임을 말해 준다. 시조를 앞세운 것은 여러 노래 가운데 시조에 더 큰비중을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십이가사나 십이잡가를 고루 다 싣지 않은 것은 유흥의 장에서 이러한 것들이 완전히 갖추어 불리지 않았음을 나타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일부 잡가집에서 <추풍감별곡> 같은 긴 노래를 싣고 있으나 여기에서는 빠져 있는 것으로 보아 이 잡가집은 주로 서울 중심의 노래를 채집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