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언절구로 『지천집(芝川集)』 권1에 수록되어 있다. 옥당에 있을 때 이순인(李純仁)의 시 「옥당소도(玉堂小桃)」에 차운한 작품이다.
임금 곁에 있는 옥당의 이순인을 부러워하면서 자신만은 재야에 있어도 홀로 임금을 사모하는 충심은 남에게 안 진다는 간절하고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읊었다. 봄바람[春風]은 임금의 은혜이고, 해바라기 마음[葵心]은 신하가 갖출 마음을 상징한다. 원시는 다음과 같다.
“셀 수 없는 궁궐 꽃들 흰 담장에 기대 피어/노니는 벌 나비 떼 풍긴 향내 쫒는다만/이 늙은인 불어주는 봄바람도 못 보고서/해를 향해 해바라기 마음 괜히 갖고 있네.[無數宮花倚粉墻 遊蜂戱蝶趁餘香 老翁未及春風看 空有葵心向太陽].”
예로부터 궐내에서 지은 시편이 많지만, 이 작품은 함축된 어사가 깊고 멀며 말을 만든 것이 기발하다.
강서시파(江西詩派)의 영향을 깊이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 작자의 시는 대체로 교건기굴(矯健奇崛)하다는 것이 정평이다. 대개 칠언율시에 명작이 많지만, 이 작품은 후세의 시선집에서 모두 뽑아주고 있는 칠언절구 가운데의 명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