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처음부터 독립된 문장으로 쓰여진 것이 아니고 『삼국사기』 권 제4 신라본기 제4 지증마립간(知證麻立干) 4년조의 기록을 한말의 장지연(張志淵)이 『대동문수(大東文粹)』를 편찬할 때 내용의 일부를 개작하여 한 편의 문장으로 수록한 것이다. 글의 이름을 ‘청개정국호(請改正國號)’라 한 것도 이 때 붙인 것이다.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여러 신하들이 말하기를, “시조께서 나라를 창업한 이래로 나라 이름이 정해지지 않아 혹은 사라(斯羅), 혹은 사로(斯盧), 혹은 신라(新羅)라 부르기도 하였습니다. 신들의 생각으로는 ‘신(新)’은 덕업이 날로 새로워진다(德業日新)는 뜻이며, ‘라(羅)’는 사방을 모두 휘몰아 들인다는 뜻(網羅四方)이니 그것을 국호로 삼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또 보건대 예로부터 나라에는 모두 임금을 ‘제(帝)’라 하기도 하고 ‘왕(王)’이라 하기도 하였는데, 우리 시조께서 나라를 세운 이래로 22대에 이르도록 오직 방언으로만 불렀을 뿐 존귀한 이름을 정하지 못했습니다. 이제 여러 신하들이 한 뜻으로 삼가 ‘신라국왕’이라는 칭호를 올립니다.” 하니 왕이 이 말을 따랐다.
이로써 보면 신라가 국호를 ‘신라’라 한 것도 이때에 비롯된 것임을 알 수 있으며, 그 내용은 덕업일신 망라사방(德業日新 網羅四方)에서 따온 것이다. 그리고 신라에서 임금의 칭호를 ‘왕’이라 한 것도 이때부터 시작된 것임을 알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