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책. 필사본. 인조부터 순조까지 사이에 있었던 사실(史實) 중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일을 시대순으로 필자 나름대로 정리한 것이다. 저자 미상이다. ‘비사(祕史)’라는 명칭을 붙였다.
그러나, 조선왕조실록 등에 대부분이 있는 내용이므로 실록을 볼 수 없었던 당시에는 비사의 성격을 띨 수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평범한 사료에 지나지 않는다. 조선총독부 도서관에서 귀중본으로 책정한 도장 ‘貴353’이 날인되어 있으며, 국립중앙도서관에 마이크로필름만이 소장되어 있다. 이른바 한일회담 이후 반환 유산의 하나로 필름만 들어온 것을 보관한 것이다.
이 책의 중요한 내용을 보면, 권1에 1623년(인조 1)인 계해 3월 정의왕대비(貞懿王大妃)의 반교문(頒敎文)을 필두로 하여 김류(金瑬) 등 정사공신(靖社功臣) 1등 10인, 2등 16인, 3등 27인과 반대로 극형에 처형된 이이첨(李爾瞻) 등 65인, 위리안치 65인, 원찬 115인, 중도부처 80인, 삭탈관작문외출송 23인, 추삭관작(追削官爵) 14인, 종신불서(終身不敍) 4인, 삭거사판(削去仕版 : 벼슬 아치의 명단에서 삭제됨) 16인, 파직불서(罷職不敍) 23인 등의 명단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그밖에 권7에 이이(李珥) · 성혼(成渾)의 문묘폐출사건이, 권10에 신임사화의 전말이, 권23에 이휘병(李彙炳)을 소두(疏頭)로 한 영남 선비들 1만203인의 만인소(萬人疏) 등이 수록되어 있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를 대조하여보면 일치되는 자료가 없는 것으로 보아 참고한 주된 자료가 따로 있는 것으로 보이며, 필자의 주관이 많이 개입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