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150면. 작자의 제3시집으로 1964년 12월 15일 일조각(一潮閣)에서 출간되었다. 1946년 을유문화사에서 같은 『문장』지 출신인 조지훈(趙芝薰)·박두진(朴斗鎭)과 함께 펴낸 공동시집인 『청록집(靑鹿集)』을 제1시집으로 본다면, 제4시집이 된다.
제자(題字)는 김상옥(金相沃)이 맡아서 썼다. 총 52편의 시작을 6부로 나누어, 제1부에는 「가정(家庭)」·「겨울 장미(薔薇)」·「과육(果肉)」 등 8편, 제2부에는 「나무」·「한복(韓服)」·「돌」 등 7편을 각각 수록하고 있다. 제3부에는 「상하(上下)」·「심야(深夜)의 커피」·「풍경(風景)」 등 10편, 제4부에는 「전신(轉身)」·「날개」·「열매」 등 11편, 제5부에는 「일박(一泊)」·「기후유감(氣候有感)」·「심방(尋訪)」 등 10편, 제6부에는 「동물시초(動物詩抄)」·「낙타(駱駝)」·「어신(魚身)」 등 6편을 각각 수록하고 있다.
제3시집 『난·기타(蘭·其他)』 이후 5년간의 작품 중에서 추린 것으로, 그의 시력(詩歷)으로 보아 중기시의 후반부에 해당된다. 중기의 작품들은 주로 시인 주변의 일상생활에서 소재를 취하고 있으며, 이는 초기의 자연친화적 서정시와 일정하게 대비되는 것이다.
『청담』의 시세계는 특히 『난·기타』의 전반부 시세계와 달리 ‘연인(戀人)’에서 ‘아버지’로, ‘당신’에서 ‘가정’으로, ‘허전함’에서 ‘연민(憐憫)’으로 시적 화자와 대상의 관계 및 주된 정서의 변모를 보여주며, 불화(不和)의 양식에서 화해(和解)의 양식으로 옮겨간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