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6판. 1954년 문예사(文藝社)에서 간행되었다. 작자의 첫 시조집으로 장정과 구성은 시조시인 김상옥(金相沃)이 하였다. 책머리에 자서(自序)가 있으며 구성은 5부로 나뉘어 총 59편이 실려 있다.
제1부에 「봄」·「춘소(春宵)」·「개구리」·「국화」 등 11편, 제2부에 「아침」·「바다」·「먼 생각」·「매미의 노래」 등 15편, 제3부에 「연(蓮)꽃」·「화관(花冠)」·「무지개」·「새벽달」 등 13편, 제4부에 「인경」·「고가(古家)」·「열녀비(烈女碑)」·「폭포」 등 8편, 제5부에 「맥령(麥嶺)」·「어디로 가야 하리」·「안타까움」·「병상(病床)」 등 12편이 수록되어 있다.
자서에서 “이 분하고 슬픈 동경이 무슨 증세처럼 앓려질 때 이 시조를 써온 것이니 하잘것 없는 노래쪽인즉, 그대로 호젓한 생애의 반려요 의지였다.”고 말하고 있다. 자기의 수줍은 분신을 옥빛 ‘모시치마’로 단장시켜 세상에 내보내어 남앞에 온갖 애환을 호소하는 것 같아 민망하기도 하지만, 지난날의 자신을 만나보는 것 같고, 그 ‘모시치마’에게 눈부신 광명을 향하여 나부끼는 새 의상을 입혀야겠다는 과제와 결의를 다지기도 하였다.
권두시 「봄」은 “낙수소리 듣자 미닫이를 열뜨리니/포근히 드는 볕이 후원에 가득하고/제가끔 몸을 차리고 새움들이 돋는가”라고 되어 있는데, 저자는 여기서 어떠한 거창한 주제의식을 형상화하기보다는 인간의 일상적 삶을 여성특유의 섬세한 감각과 정감을 기조로 맑고 고운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한국적 여성의 기다림과 안타까움, 소박하고 연연한 정(情)이 흘러 넘치는가 하면, 고독과 깊은 사념(思念)의 시세계를 이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