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에 수향서헌(水鄕書軒)에서 간행하였다. 이병기(李秉岐)의 서문과 저자의 후기가 있다. 이 시조시집은 ‘잃은 풀피리’ · ‘집오리 노래’ · ‘노을빛 구름’ 등의 소제목을 붙인 3부로 되어 있다.
모두 40제의 시조작품이 실린 이 시조집에는 단시조가 6편, 2수 연시조가 20편, 3수 연시조가 11편, 4수 연시조가 2편, 5수 연시조가 1편이다. 단시조와 2수 연시조가 26편으로 대체로 단행 형식을 채택하였음을 알 수 있다.
작품경향은 주로 문화적 유물 내지는 역사적 유적 등을 소재로 하여 형상화함으로써, 일제강점기의 문화유산이나 유적에 대한 일반인의 깊은 관심과 자각이 없던 시절에 우리 것에 대한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있다.
그의 시를 통한 전통문화 쪽으로 이끌어 모은 관심의 폭은 어떠한 적극적 행동보다 더 귀중한 민족의 혼을 살리는 작업이었다고 할 수 있다. 『초적』에 나타난 또 하나의 특색은 혈육에 대한 사랑과 연민이다.
시조 「봉선화」에서 누님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하였으며, 그 밖에 「어무님」 · 「가정」 · 「안해」 · 「누님의 죽음」 등에서 가족에 얽힌 안쓰러운 정이 잘 그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