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언직의 많은 저술 중에서 『원시유교사관(原始儒敎史觀)』 4책, 『이경변설(二經辯說)』 1책, 『경전변위(經傳辯僞)』 1책, 『아체음(我體吟)』 15책, 『취주산고』 6책 등을 모아 1988년에 아들 신명순(申明淳)이 영인·간행한 것이다.
17종 63책. 필사본(영인). 대구의 신명순(申明淳)가에 소장되어 있다.
『원시유교사관』은 1920년에 저술한 『유교총론』을 증보한 것으로 보이며, 총 4부 10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에 유교개론·총서·신교(神敎)·육경문예(六經文藝), 제2부에 괘획시대(卦劃時代)·문자시대·경서시대의 철학, 제3부에 괘획시대·문자시대의 성철(聖哲), 제4부에 경서시대의 성철을 논술하였다. 중국 역사와 유교 경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고대 중국 유학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이경변설』은 『시경』과 『역경』의 오류를 고증학적으로 비판하여 정정한 저술로, 각기 27장과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전변위』는 총 2부 5장 18편으로, 『서경』의 위작 부분을 변정한 것이다. 금문(今文)과 고문(古文)을 비교·대조하고, 모든 고전 근거를 동원하여 그 진위를 고증한 저술이다.
『아체음』은 총 15책에 이르는 방대한 저술로, 저자의 철학 체계와 학문 세계를 집대성한 것이다. 우주를 내 마음[心宇] 속에 있는 것으로 인식하여 곧 나의 몸(我體)으로 파악하고, 자기 성찰의 과정으로 우리나라·세계 각국·지구·태양계·은하계·대은하·대우주를 동심원적으로 체계화하여 그 실체를 세부적으로 고찰·정리한 저술이다. 내용은 크게 3부로 나누어지는데, 제1부는 아체론의 철학과 이론, 제2부는 세계 각국과 우리나라의 인문지리와 역사, 제3부는 태양계·은하계의 천문학적 이해 및 총괄적 체계화로 구성되어 있다.
이 저술에 나타나는 우주관은 『태극도설(太極圖說)』·『서명(西銘)』 등에 보이는 송대 성리학자들의 철학 체계에 영향을 받은 관념론적인 것이지만, 현대의 천문학·역사학·지리학과 접목시켜 형상화한 독특한 학문 세계를 보여주고 있다. 전체의 우주론적 체계를 배제한다면 하나의 세계 인문지리서 혹은 역사서로서도 방대한 지식을 담고 있다.
특히, 제11∼15책은 우리나라의 역사·지리·문화사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역작이라 할 수 있다. 그 체재는 각 지역·국가별로 개관을 붙이고, 도시·강산·명승고적 등을 항목별로 열거하였다. 각 항목에는 먼저 오언 또는 칠언 율시로 요점을 읊고 그 아래 자세한 역사·지리 사항을 기술하였다. 모든 서술은 한문으로 되어 있으나 외국의 인명·지명 등은 한글로 표기하거나 병기하였다.
시문집 『취주산고』는 총 6책으로 되어 있다. 일반 문집의 체재와 달리 초년작·중년작·만년작의 3부로 나누어 편집되었다. 대체로 시·서(書)·잡저·기(記)·서(序)·논(論)·의(議)·설(說) 등의 문체별로 정리되어 있다.
제1책에서는 산둥성의 공도회 등에 보낸 서한과 「공화론」·「유교개론」 등이 주목된다. 제2책에서는 잡저 가운데 「오행설」·「음양설」·「태극설」 및 「성설(性說)」 7편이 저자의 성리학적 조예를 보여준다. 제4책에서는 「불야법(不夜法)의 신연구」와 이에 대해 한남훈(韓南薰)에게 설명한 편지 등이 주목된다. 제5책에서는 「중국철학설」·「한후유교(漢後儒敎)」·「도가(道家)」·「묵가(墨家)」 등이 학술적으로 주목되는 저술이다.
기타는 시와 편지·제문 등이 대부분이다. 「불야법의 신연구」는 「배야책(排夜策)」으로 널리 알려진 것이다. 서양의 천문학·광학·기계학의 지식을 동원하여 태양광을 이용한 범지구적 조명 기구의 설치를 구상한 흥미 있는 논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