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인본. 진주강씨(晉州姜氏)의 세고인 『진산세가(晉山世家)』 불분권 2책에 합록되어 있다.
『진산세가』는 구집(舊集)과 속집(續集) 등 여러 번에 걸쳐 편집되었는데, 후손 주영(柱榮)·철환(澈煥) 등이 다시 편집, 간행한 것이며 그 연도는 미상이다.
이 유고는 당초 저자의 증손 유후(裕後)에 의하여 속집으로 편집된 바 있었다. 권두에 신숙주(申叔舟)·최항(崔恒) 등의 구집서문과 정두경(鄭斗卿)의 속집서문이 있고, 이어 심윤지(沈允之)·윤행직(尹行直) 등의 발문이 있다. 이 책이 수록된 『진산세가』는 국립중앙도서관과 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앞에 본인의 행장·찬(贊)·피무변(被誣辨) 등이 있고, 이어 본인의 유문으로 시 6수가 수록되어 있다. 이 가운데 「피무변」은 후손 호보(浩溥)가 조상의 억울한 사적을 변무(辯誣)한 내용의 글이다. 본인의 유문은 분량이 비록 적으나, 시편에서 뛰어난 문학성을 발견할 수 있다.
「노기탄(老妓嘆)」은 520자나 되는 장편인데, 어느 노기의 지나온 일생을 감회를 섞어 서사적으로 읊은 시이다. 마치 백거이(白居易)의 「비파행(琵琶行)」을 연상시키는 걸작이다. 「청강곡(淸江曲)」은 강안(江岸)의 경치를 읊은 것으로 서정성이 두드러진다.
이밖에 「희추동파시차운(戲抽東坡詩次韻)」이나 「조문방사우(嘲文房四友)」 등도 그의 시재(詩才)가 과시된 수작(秀作)이다. 조선 중기의 시 연구에 중요한 연구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