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초야우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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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작품
조선 초기에 제작된 작자미상의 산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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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조선 초기에 제작된 작자미상의 산수화.
개설

1410년(태종 10)에 제작되었고 현재 축(軸) 형식이지만, 본래는 두루마리[卷] 형식이었다. 종이 바탕에 수묵(水墨)으로 그렸고, 크기는 세로 96.0㎝, 가로 31.4㎝이며, 일본인 히노하라(日野原) 소장품이다. 1410년에 봉례사(奉禮使)로 일본에 갔던 집현전 학사 양수(梁需)와 일본 교토(京都) 오산(五山)의 시승(詩僧) 16인의 제찬(題贊)이 적혀 있는 그림이다. 15세기 한․일간의 외교관계와 회화교섭 양상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중요한 작품이다.

내용

이 「파초야우도(芭蕉夜雨圖)」는 작자미상으로 전하지만, 화풍으로 보아 양수를 따라갔던 조선시대 화원(畵員)의 작품일 것으로 믿어진다. 일본 교토 5산의 하나인 류우산(龍山) 난젠지(南禪寺)에서 우리측 정사(正使)인 양수를 환영하기 위하여 열린 시회(詩會)에서 파초 위에 촉촉히 내리는 가을의 밤비를 소재로 하여 참석자들이 시를 짓고, 동석한 화원은이그림을 그린 것이다. 이러한 풍류적인 경향과 활동은 조선 초기 세종 연간에 풍미하였다. 이것이 일본에 전해져 시회 및 시화축(詩畵軸)의 유행을 보게 된 것으로 생각된다.

양수는 이 작품에 ‘遊龍山僧舍 次韻花草圖(유용산승사 차운화초도)’라는 제(題)와 ‘永樂八年八月日 朝鮮國奉禮使 通政大夫 禮曹左參議 集賢殿學士 梁需題(영락8년8월일 조선국봉례사 통정대부 예조좌참의 집현전학사 양수제)’라는 관지(款識)를 곁들인 다음과 같은 칠언절구의 찬시(贊詩)를 써넣었다.

비 내려 파초잎을 적시며 가을 밤은 깊어가는데(雨滴芭蕉秋夜深)

옷깃을 부여안고 앉아 고아한 시 낭송을 듣네(擁衿危座聽高吟)

공은 멀리 어디에서 왔는가 묻는 사람 없으니(遠公何處無人問)

이국에서 온 선비의 고향 떠난 심사로다(異國書生萬里心)

양수의 찬시뿐 아니라 화풍도 조선 초기 회화와 불가분의 관계를 보여준다. 대체로 대칭을 이루면서 왼편으로 후퇴하는 대각선 구도, 근경과 중경 사이의 안개를 이용한 공간 확장, 가라앉을 듯이 보이는 중거(中距), 첨예한 모습의 토파(土坡)와 그 주변의 특이한 수초(水草), 흑백의 대조가 강렬한 산의 묘사 등은 이 작품이 조선 초기의 화풍을 반영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또한 소나무와 버드나무의 묘사에 남송 원체화풍(院體畵風)의 영향이 나타나 복합적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작품은 공백으로 남아 있는 15세기 초의 조선 회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다.

참고문헌

『한국회화사』(안휘준, 일지사, 1980)
「조선왕조초기의 회화와 일본 실정시대의 수묵화」(안휘준, 『한국학보』3, 일지사, 1976)
「芭蕉夜雨圖考」(熊谷宣夫, 『美術硏究』 8, 東京文化財硏究所,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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