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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작품
박재삼(朴在森)이 지은 시.
정의
박재삼(朴在森)이 지은 시.
개설

3연 15행의 자유시로, 전통적 서정시 계열에 속하는 작자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다. 1958년 처음 성균관대학교 학보인 『주간성대(週刊成大)』 제117호(1958.9.24.)에 「무제(無題)」라는 제목으로 발표되었으며, 그 뒤 1962년 신구문화사에서 간행한 작자의 제1시집 『춘향(春香)이 마음』에 재수록될 때 「한」으로 개제되었다.

내용

이 작품은 전통적 주제인 이별의 정한, 승화된 체념을 노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 쓰여진 그 어떤 시보다도 전통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 시를 또 다른 이별의 시와 구별하게 해주는 특색은 이승과 저승을 넘나드는 사랑의 교감(交感)에 있다. 곧, 이 시의 서정적 자아는 저승의 그 사람과 감나무를 사이에 두고 이루지 못한 사랑의 메시지를 주고받는다.

‘내 마음 사랑의 열매가 달린 나무’가 저승에 있는 ‘내 생각하던 사람의 등뒤로’ 가지를 뻗어 열매를 맺으면, 저승의 그 사람이 ‘그 열매 빛깔이/전생(前生)의 내 전(全) 설움이요 전(全) 소망인 것을’ 알아주기를 간절히 기대하는 마음을 노래한 시이다. 결국, 이 시는 상투성에 떨어지기 쉬운 주제를 감나무라는 상징적 매개물을 통하여 형상화함으로써, 전통적 서정시의 새로운 가능성을 개척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의의와 평가

박재삼은 김소월(金素月)에 의하여 정착된 전통적 서정시를 현대에 되살리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시인이다. 그는 소월이나 김영랑(金永郎)처럼 고운 가락과 친근한 어감을 느끼게 하는 시어로 우리 나라의 자연과 일상의 정서를 노래한다.

이와 같은 시작 태도를 30년 이상 유지하여오면서도 상투성의 함정에 빠지지 않고 좋은 시를 계속 쓸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시가 소월이나 영랑의 시에 결여되었던 내면의 깊이나 상징성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였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한」은 이와 같은 경향을 두드러지게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이다.

참고문헌

「인식으로서의 시학」(김규동, 『창작과 비평』 53, 1979)
「박재삼론」(윤재근, 『현대문학』269, 1977.5.)
「시와 시인을 찾아서―박재삼편―」(김현, 『심상』9, 19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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