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한문필사본. ‘ᄒᆡ동만화’ 또는 ‘海東謾話’라는 표제에 작자 미상으로 전하는 것도 있으나 여기에는 ‘용산 안정언치묵소제(龍山安正言致默所制)’라는 주가 붙어 있다.
형식은 4음보 1행을 기준으로, 서사(序辭) 1단 4행, 본사(本辭) 4단 104행, 결사(結辭) 1단 5행으로서 모두 6단 113행으로 구성된 중편가사이다. 율격상 결사에 수반되는 척구(隻句)가 탈락되었으나 결사와 결구의 머리에 각각 ‘어와’라는 탄사를 배포(排鋪)하여 시의상(詩意上) 척구의 구실을 하게 한 변용가사(變容歌辭)의 전형적 형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내용은 동국이 개벽한 뒤로 단군의 개국을 비롯한 기자조선, 고구려·백제·신라 등 삼국과 고려의 역사적 사실(史實)을 소재로 하였다.
특히 조선의 건국을 중심으로 한 신도읍의 지리적 환경과 자연의 조화로 이룩된 짜임새와 왕정의 내외직제(內外職制)를 비롯하여 도성의 풍물과 팔도의 형승, 문화적 유적, 각종 방물(方物) 등을 소재로 하여 형상화하였다.
그리고 도학(道學)과 문치(文治)로 빛낸 선현(先賢)에 대한 경앙심(景仰心)을 일게 하여, 낙토 동국에 태어난 겨레의 자긍심을 가지게 하여 나라 사랑에 대한 마음을 일게 하였다.
이 가사는 우리의 역사를 이해시키고 국토와 문물·제도·문화유산을 비롯한 정신문화를 찬양한 찬미가사(讚美歌辭)로서, 우리의 자주의식과 민족적 긍지를 심어주는 교화적 내용의 계몽적 작품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