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 1책. 필사본. 편자는 조현기(趙顯期)의 손자로 본문에 나온다. 그러나 다른 대목에서 김진표(金震標)나 박장원(朴長遠) 등과 교유하였고, 또 성이 김(金)으로 나온다. 따라서 『해동시화』는 단일한 편자에 의하여 일관되게 기술된 것이 아니고 여러 사람의 것을 모아놓은 것임을 알 수 있다.
허균(許筠)의 『성수시화(惺叟詩話)』·『학산초담(鶴山樵談)』, 장유(張維)의 『계곡만필(谿谷漫筆)』, 김득신(金得臣)의 『종남총지(終南叢志)』, 윤신지(尹新之)의 『현주잡기(玄州雜記)』, 이의현(李宜顯)의 『도협총기(陶峽叢記)』, 이수광(李睟光)의 『지봉유설(芝峯類說)』, 신방(申昉)의 『둔암시화(屯菴詩話)』 등의 인용서목이 보인다.
『해동시화』는 총 419화로 되어 있다. 333화까지는 국립중앙도서관도서에 있는 『해동제가제화(海東諸家諸話)』와 일치한다. 『해동제가제화』는 권1까지만 남아 있어 권2가 『해동시화』의 후반부임을 알 수 있다.
『해동시화』는 을지문덕(乙支文德)·진덕여왕(眞德女王)·최치원(崔致遠) 등의 시화로부터 숙종연간의 남유상(南有常)·신유한(申維翰)·김창협(金昌協) 등에 미치고 있다. 숙종연간의 시인과 시연구에 좋은 자료가 된다.
『해동시화』의 기술은 뛰어난 시를 소개하여 놓은 것부터 품격비평, 작시배경, 시체(詩體)에 대한 논의까지 매우 다양하다. 대상인물도 사대부로부터 천민·기녀·승려에 이르기까지 매우 포괄적이다. 숙종조 이후의 시화가 대부분 소략하고 본격비평에 이르는 자료는 매우 영성한 현실에서, 『해동시화』는 이 시기 가장 뛰어난 자료로 보인다.
『해동시화』는 규장각도서에 있다. 규장각도서에 있는 또 다른 종류의 『해동시화』는 내용이 전혀 다르다. 후자는 시평을 시제처럼 달고 시를 소개한 23장 1책본이다. 수록된 작품은 홍만종(洪萬宗)의 『소화시평(小華詩評)』과 거의 같다.
그 밖에 국립중앙도서관본은 유몽인(柳夢寅)의 『어우야담(於于野譚)』, 남용익(南龍翼)의 『호곡시화(壺谷詩話)』, 허균의 『성수시화』를 합친 것이다. 고려대학교 도서관본은 김모(金某)의 찬으로 다른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