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자본. 총 42편으로 저자의 문집인 『숭악집(崧岳集)』 권1에 실려 있다. 서문 등의 글이 전혀 없어 이 작품의 편찬동기나 목적을 알 수 없다. 규장각 도서와 개성의 중경문고(中京文庫) 및 일본 도요문고(東洋文庫) 등에 소장되어 있다.
각 편의 내용은 단군사(檀君祠)·기자묘(箕子廟)·유화가(柳花歌)·복장가(福章歌)·을파소(乙巴素)·온달부(溫達婦)·가랑가(嘉郎歌)·왕무거(王毋去)·모란도(牡丹圖)·성상배(城上拜)·성충수(成忠囚)·석종곡(石鍾曲)·가야곡(伽倻曲)·몽부인(夢夫人)·절영총(絶影驄)·오축성(五畜性)·새상요(塞上謠)·여노휴(汝奴休)·곽처사(郭處士)·여진대(女眞對)……경물사(卿勿辭)·사직신(社稷臣)·안령행(鞍嶺行) 등이다.
단군 이래로 조선조까지의 사실(史實)을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그 편술이 특정한 사관(史觀)에 따라 체계화된 것은 아닌 듯하다. 형식상 구법(句法)·행수(行數)·운법(韻法) 등은 일정하지 않다. 이후의 다른 작품들보다 전체적 분량이 적은 편이다.
이 작품은 다른 해동악부 계열의 작품들이 먼저 소서(小序)를 쓰고 난 뒤 이를 근거로 원시(原詩)를 덧붙인 것과는 다르게 애초에 소서가 없다. 다만 문집을 판각할 당시에 이 소서에 해당하는 글을 보록(補錄)하여 넣었을 뿐이다. ‘초본무주해입재시보록(草本無註解入梓時補錄)’이라는 주석에 이 점이 잘 나타난다. 따라서 해동악부 계열 악부시의 중요한 특징인 소서와 원시를 관련짓는 일이 이 작품에서는 어렵다.
그리고 작품의 대상이 된 사실은 정사(正史)에 해당하는 것이 별로 없고 야사에 해당하는 설화적 이야기가 주류를 이룬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조선 후기 한문학에 나타난 새로운 문체의 실현과 변화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으로, 이 분야 연구에 귀중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