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분권 1책. 연활자본. 1974년 아들 기성(基晟)이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구회승(具會升)의 서문이, 권말에 기성의 발문이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시 24수, 잡저 1편, 서(序) 2편, 발(跋) 1편, 제문 26편, 서독(書牘) 9편, 축문 3편, 부록으로 만사 42수, 제문 7편, 묘갈명·발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발문에 의하면, 저자의 시·부(賦)·경의변론(經義辨論) 등 저술이 많았으나 6·25사변으로 모두 불타버려 극히 일부만을 수록하였다고 한다.
시의 「회옥중성아(懷獄中晟兒)」는 독립운동을 하다가 일본경찰에 잡혀 감옥에 있는 아들을 생각하며 괴로운 심경을 읊은 것이고, 「유내금강정양사(留內金剛正陽寺)」는 산사의 그윽한 풍경과 독경소리 등을 잘 조화하여 묘사한 시이다.
「한중서회(閒中書懷)」에는 화조월석(花朝月夕)의 자연을 벗삼아 괴로운 세상사를 애써 잊고자 하는 심경이 표현되어 있다. 잡저의 「의등(疑謄)」은 인물성동이론(人物性同異論)을 둘러싼 호락논쟁(湖洛論爭)에 대하여 자기의 소신을 밝힌 글이다.
하늘[天]에 있어서는 이(理)라 하고 인(人)·물(物)에 있어서는 성(性)이라 말할 수 있으니, 인과 물은 이동(理同)이나 성부동(性不同)이라는 생각으로 호론을 지지하는 입장을 취하였다.
그러나 낙론의 견해도 그르다고는 할 수 없다 하고, 이러한 학설의 시비논쟁보다는 치심양성(治心養性)이 선결하여야 할 일임을 강조하여 공리공론을 배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