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기봉 ()

고전산문
작품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내용 요약

「화산기봉」은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이다. 당나라 실존 인물인 이성(李晟, 727-793)을 주인공으로 하여 당나라의 역사적 인물들을 수용한 작품으로, 계모의 박해로 인한 이성의 고난과 이후 나라를 구하고 가문을 부흥시키는 이성의 영웅담을 담고 있는 가문소설(家門小說)이다.

정의
작자 · 연대 미상의 고전소설.
서지사항 및 이본

13권 13책. 동아서관에서 간행된 활자본 1종과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본을 비롯한 필사본 3종이 현전하고 있으며 모두 국문본이다. 활자본은 영웅소설(英雄小說)의 군담을 크게 가미한 가정소설(家庭小說)로, 필사본의 경우 가문소설(家門小說)로 간주해야 한다는 논의가 있었으며, 영웅소설의 구조를 바탕으로 하여 가정소설적 요소와 가문소설적 요소가 적절히 가미된 작품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내용

당나라 주1 연간 예주 취련동에 사는 명환(名宦) 이영춘(李英春)은 부인과의 사이에서 늦게 아들 성(晟)을 얻어 영웅의 기상이 있음을 보고 크게 기뻐하나, 성이 9세 되던 해에 아내가 병을 얻어 죽자 장씨를 재취한다.

장씨는 성질이 고약하였으나 성이 효성을 다하니 성을 자신이 낳은 자식처럼 사랑한다. 그러나 장씨는 아들 무(武)를 낳은 뒤부터 무를 장자로 삼기 위해 유모인 황랑과 작당하여 성을 없앨 음모를 꾸미기 시작한다. 장씨는 먼저 수학(修學)을 이유로 성을 산사로 보내 놓고 그 곳으로 자객을 보내 죽이려 하나 성의 위풍과 성품을 보고 감동한 자객은 성을 죽이지 않고 그간의 일을 자백한다. 이후 성은 자하도인을 만나 무예와 병서를 배워 통달한 뒤 본가로 돌아오고, 이공은 성을 평장사 강진모의 딸과 정혼시킨다.

조정에서 과거를 베푸니 성은 문무 양과에 모두 장원 급제하여 문현각 태학사가 된다. 그리고 강 소저와도 혼례를 치르고 부부가 되는데 두 사람은 남다른 금실을 보인다. 이때 황제의 총비인 설귀비는 이 학사를 자신의 딸인 화양 공주와 혼인시키려 하였으나 혼인을 거절당하자 강 상서를 모해하여 귀양을 보내고 이 학사에게는 강 부인을 내쫓게 한 뒤 황제에게 이 학사를 부마로 간택하라고 청하니 이 학사는 마지못하여 공주와 혼인한다.

장씨는 요술하는 법사를 시켜 공주와 상궁을 죽이고 살인죄를 이 학사에게 뒤집어씌운다. 다행히 공주는 급히 달려온 이 학사로 인해 소생하지만 황제는 이 학사를 유배 보낸다. 또한 설귀비는 황후를 폐출하고자 음모를 꾸미는데 이 사실을 안 공주는 어머니의 말로가 보고싶지 않아 태청관으로 피신하였다가 강에 투신하여 목숨을 끊으려던 강 부인을 구한다.

설귀비는 법사로 하여금 황후와 태자의 모습을 하고 자신을 죽이는 것처럼 꾸미는데, 그 모습을 본 황제는 크게 화를 내며 황후와 태자를 내치려 한다. 이때 서번왕이 중원을 침공하는데 여러 장수들이 계속 대패하니, 황제는 유배 보낸 성을 불러 대원수로 삼아 출전하게 한다. 이 원수가 뛰어난 활약으로 적군을 격파하고 돌아오니 황제는 이 원수에게 병부상서를 제수한다. 적군의 침공으로 황후와 태자를 폐출하는 데 실패한 설귀비는 다시 중서상서인 어조은과 밀통하여 지방 절도사들을 사주하여 조정에 반기를 들게 한다.

설귀비에게 매수당했던 법사가 설귀비의 죄상을 황제에게 낱낱이 자백하자, 이에 위기감이 든 설귀비의 조카인 간신 어침은 황성을 포위하고 황제를 폐출하려 한다. 그러나 이때 이 원수가 어침을 사로잡고 황제를 구출하니 황제는 간악한 무리들을 숙청하고 설귀비에게 사약을 내리라 명하나 태자의 간청으로 설귀비를 본가로 돌려보낸다.

한편, 그간의 사정을 알게 된 이공은 장씨를 내옥(內獄)에 가두었으나 장씨는 이 원수와 무의 지극한 효성으로 풀려난다. 이때 지방 절도사들이 역심을 품자 이 원수는 도순찰사가 되어 이들을 진무하여 나라를 안정시키며 이후 태청관으로 가 공주와 강 부인을 데리고 상경하여 화목하게 산다.

의의와 평가

이 작품의 작자는 가정에서 발생하는 악인의 음모를 주요 사건으로 설정한 뒤 이후 그 음모를 확대하여 궁정의 음모와 연관시켰다. 또한 영웅소설의 서사 유형을 모방하여 궁정 내부의 음모를 더욱 심화시키고, 남자 주인공이 전쟁을 통하여 커다란 전공을 세우게 함으로써 가정의 음모로 야기된 비극을 해결하고자 했다.

또한 이 작품은 상당히 치밀한 서사 구성을 보이는데 전반부에 나타난 가정의 음모는 후반부의 궁정의 음모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궁정의 음모는 주인공의 영웅담과 연결된다. 더불어 이 작품에는 네 번의 원위 쟁탈담과 열 번의 군담이 반복되고 있는데, 각각의 사건들은 교차적으로 전개되며 영웅의 활약과 가문의 위기 및 극복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한편, 이 작품은 여타의 영웅소설과 달리 국가의 위기가 변방의 침입이 아닌 궁정의 음모로 인한 내란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상당히 특징적인 면모를 보인다.

참고문헌

원전

『화산긔봉』(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소장본, 13권 13책)

단행본

김기동, 『한국고전소설연구』(교학사, 1981)
임치균, 『장서각소장고소설자료집 「화산기봉」』(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8)
임치균, 『(교주본) 화산긔봉』(한국학중앙연구원출판부, 2018)

논문

이지영, 「가문소설로 본 낙선재본 「화산기봉」」(『고소설연구』 3-1, 한국고소설학회, 1997)
최윤희, 「「화산기봉」의 구조적 특징과 의미」(『우리문학연구』 19, 우리문학회, 2006)
주석
주1

활자본에는 '태종'으로 되어 있으나 뒤에 나오는 위국공의 언행으로 미루어, 당 고조 이후 백여 년 이상 흐른 뒤인 대종(代宗) 무렵으로 추정된다. 대종은 당나라 숙종의 장남으로 제8대 황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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