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삼베 바탕에 채색. 세로 12.71m, 가로 9.92m. 비현(丕賢) 등 3명의 금어(金魚: 불화에 숙달된 畵僧)와 10명의 편수(片手) 등 총 13명이 1759년(영조 35)에 제작하였다. 비현 일파는 당시 선암사와 흥국사를 중심으로 전라남도에서 활약하던 일류 화공 집단이었다. 이들이 참가한 선암사 석가모니불괘불탱(1753년 작), 금탑사 삼세불괘불탱(1778년 작), 만연사 영산회괘불탱(1793년 작)은 참고할 만하다. 왕과 왕비, 세자의 만수무강을 빌고 불법(佛法)으로 국가가 편안하며, 이 공덕으로 모든 시주(施主)가 불도(佛道)를 이루기를 빌고 있다.
이 괘불탱의 주존불은 보살 형태의 독존 형식이다. 두 손을 어깨 높이로 든 설법인(說法印)의 손 모양을 한 노사나불은 보관 중앙에 지권인(智拳印: 왼손 집게손가락을 세우고 오른손으로 그 첫째 마디를 쥔 손 모양)의 비로자나불좌상을 중심으로 5구의 화불(化佛)을 모시고 있다.
목걸이에 강조된 만(卍)자는 만덕원만상(萬德圓滿相)을 상징한다. 가로와 세로로 교차하는 넓은 줄무늬 안에 화문(花文: 꽃무늬)이 가득한 천의(天衣: 천인이나 선녀의 옷)와 영락(瓔珞: 구슬을 꿰어 만든 장신구) 장식이 화려하다. 방형(方形)의 얼굴은 온화한 표정이며 키가 작은 비만한 신체이다.
검은 하늘에 구름 사이로 전각이 보이고, 하단부 좌 · 우의 흰색 보탑 앞에 연못에서 솟아오른 듯한 붉은 연꽃이 능숙하게 그려져 있다. 짙은 적색과 녹색이 주조색이며 하늘색, 연노랑, 흰색, 검은색 등이 밝고 부드러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이를 선암사 괘불탱과 비교한다면 독존의 입상 형식, 녹색의 원형 두광(頭光: 부처나 보살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과 거신(擧身) 광배 내부를 흰색으로 처리한 점, 보탑(寶塔) 주위를 장식한 방법, 천의의 옷주름에 나타난 문양대 등이 유사하다. 하지만 선암사 괘불탱이 간결한 구성미를 보여 준다면 흥국사 괘불탱은 보살 형태에 따른 복잡한 장식으로 화려하다.
화기에는 돌아가신 부모나 스승을 위해 불화 제작에 참여한 수많은 시주자들이 기록되었을 뿐만 아니라 이 괘불탱의 뒷면에는 당우(堂宇)가 23체, 산내 암자가 14처(處), 승려 대중이 634명이라는 당시의 사세가 적혀 있다. 이는 흥국사에 관계된 현재의 기록으로는 최대의 규모라고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