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강강의(課講講義)』는 정조(正祖, 1752∼1800)때에 강산(薑山)이서구(李書九, 1754∼1825)가 1787년(정조 11)부터 1788년(정조 12)까지 초계문신(抄啓文臣)으로서 과강(課講)하던 내용을 기록한 책으로, 서울대학교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이 책은 이서구가 『시경(詩經)』과 『서경(書經)』의 경문(經文)에 대한 정조와 시험관의 질문에 답변한 내용을 담고 있다.
1책으로 된 필사본이며 서문이나 발문이 없어 정확한 간행연대는 알 수 없다. 책장마다 본문 오른편 옆에 ‘옥판서옥(玉板書屋)’이라고 적혀 있다.
정조는 규장각(奎章閣)을 설치하고 초계문신(抄啓文臣: 정조 때 당하문관(堂下文官) 중에서 문학(文學)에 뛰어난 사람들을 뽑아 매월 강독제술(講讀製述)의 시험을 치르게 하던 문신)을 두어 젊고 유능한 인재가 학문을 연마하도록 하였다. 본서는 초계문신이었던 이서구가 유교 경전에 대한 질문에 답변한 내용을 모은 책이다. 앞부분은 『시경』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뒷부분은 『서경』에 대한 질문과 답변을 담고 있다. 우선 『시경』의 과강은 1787년 초에 정조가 성정각(誠正閣)에서 실시한다. 이때 이서구가 「녹지장(麟趾章)」을 다 읊자 정조가 그것에 대해 질문을 하고 이서구가 구술로 답변하는 내용이 맨 처음에 나온다. 이어 시험관의 질문에도 답변을 하고 마지막에는 정조가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동일한 방법으로 『시경』의 「곡풍장(谷風章)」·「석인장(碩人章)」 등에 대한 과강을 진행하다 8월 22일 「억장(抑章)」으로 끝날 때까지 치밀한 질문과 답변이 이어진다. 『서경』의 경우에는 1787년(정조 11) 10월 11일 고문상서(古文尙書)의 문제에 대한 정조의 어제조문(御製條問)과 그것에 대한 이서구의 긴 답변으로 시작한다. 문답은 『서경』의 구성순서에 따라 「요전(堯典)」에서 시작하여 「낙고(洛誥)」에서 끝난다.
이 책은 조선시대의 관리의 고과(考課) 과정과 방식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정조가 몸소 경학(經學) 시험에 참여함으로써 자신의 개혁정책을 뒷받침하는 신진 관료의 학문적 역량을 체계적으로 키웠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