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후기의 성리학자 녹문(鹿門) 임성주(任聖周: 1711~1788)가 『대학(大學)』에 대해 해설하고, 스승 김원행의 시 「신기음(神氣吟)」에 대해 설명한 책이다.
『대학』은 임성주의 경학연구서인 『대학차의(大學箚疑)』를 말하며, 「신기음」은 김원행(金元行)의 시에, 구절마다 주석형식으로 자신의 성리설 견해를 피력한 「심성잡영(心性雜詠)」 36수를 말한다.
본문은 1761년(영조 37)에 지은 「녹문경차(鹿門經箚)」와 1769년에 지은 「녹문잡고(鹿門雜稿)」의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임성주가 71세인 1761년(영조 37)에 쓴 『녹문경차』의 소서(小序)에 따르면, “자신이 일생동안 정력을 다하여 『대학』을 읽고 사색한 결과 주자(朱子)만은 못해도 한두 곳 자신의 견해를 제시할 곳이 없지는 않으므로 작은 책자를 만들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자 한다.”고 책의 편찬 목적을 밝혔다.
필사본. 1책(50장). 1761년(영조 37)과 1769년(영조 45)에 각각 저술되었으나, 필사 시기는 자세하지 않다. 다만 임성주의 문집인 『녹문집』에는 저술 경위를 밝힌 소서(小序)가 맨 뒤에 있으나 본 필사본에는 맨 앞에 있다는 점, 『녹문집』에는 36수가 있는데 필사본에는 38수가 수록되어 있다는 점으로 보아 문집을 간행하기 전단계의 필사본으로 추정된다.
표지명은 ‘녹문성리설(鹿門性理說)’이라 하였다. 따로 권을 구분하지 않았으나 두 부분으로 나뉘는데, 첫 번째는 권수제(卷首題)가 ‘녹문경차(鹿門經箚)’로, 권말제는 ‘녹문대학차의(鹿門大學箚疑)’로 되어 있으며, 두 번째는 권수제가 ‘녹문잡고(鹿門雜稿)’로 되어 있으나, 권말제는 따로 없다.
「녹문경차」는 『녹문집(鹿門集)』권16 「대학(大學)」에, 「녹문잡고」는 『녹문집』권26 「차미호신기음삼편재첩인족성심성잡영(次渼湖神氣吟三篇再疊因足成心性雜詠)」이란 시제((詩題)로 수록되어 있다.
「녹문경차」는 『대학』에 대한 임성주의 경학관이 온축되어 있는 연구서이다. 첫 구절에서 ‘심성(心性)은 하나(一)이다’라고 주장하여 심(心)과 성(性)을 구분해서 이해하던 시각을 부정하고, 『대학』의 명덕(明德)이란 곧 하나인 심성(心性)을 지칭하는 것으로 보았다는 점이 크게 주목된다.
심성(心性), 기질(氣質)‚ 명덕(明德), 지선(止善)‚ 오상(五常)‚ 지행(知行)‚ 격물(格物) 등 『대학』의 주요 개념들에 대해 자신의 견해를 피력하고, 주자를 비롯하여 이이(李珥), 김장생(金長生), 송시열(宋時烈), 김창협(金昌協)‚ 이재(李縡), 김원행(金元行), 송명흠(宋明欽) 등 역대 성리학자들의 학설을 바탕으로 자신의 주장을 입증하고 있다.
「녹문잡고」는 김원행의 7언시 「신기음(神氣吟)」 3편에 차운하여 지은 「심성잡설(心性雜說)」 38수를 수록한 것이다. 이것은 그의 「녹려잡지(鹿廬雜識)」와 함께 논리가 정미하고 『중용』 첫 장의 인물동이(人物同異)에 대한 변론도 많이 수록된 것이 특징이다.
임성주의 저술 가운데 「녹문경차(鹿門經箚)」와 「녹문잡고(鹿門雜稿)」만 따로 떼어내어 ‘녹문성리설’로 제목을 단 점에 주목할 때, 그의 성리설을 이해하는데 주요한 문헌으로 평가할 수 있다. 특히 『녹문집』의 출간 이전의 원고상태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비교 검토할만한 가치가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