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이나 발문이 없어 간행연도나 편자, 발간 경위를 정확히 알 수 없다.
본서는 주자(朱子)의 서신 가운데 중요한 대목만을 뽑아 만든 책으로 제목인 『불가수유리(不可須臾離)』는 원래 『중용』에 나오는 구절이다. 『중용(中庸)』에는 “도란 잠시라도 떠날 수 없다. 떠날 수 있다면 도가 아니다(道也者 不可須臾離 可離非道).”라는 문구가 있다. 본서의 제목은 마치 도를 떠날 수 없듯이 주자의 서신을 잠시라도 떠날 수 없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주자의 서신을 절대시하여 선집을 만드는 경향은 퇴계(退溪) 이황(李滉)이 『주자서절요(朱子書節要)』를 만든 이래 조선사회에 지속적으로 계승된다. 정경세(鄭經世)의 『주문작해(朱文酌海)』, 송시열(宋時烈)의 『절작통편(節酌通編)』, 정조(正祖)의 『주서백선(朱書百選)』 등의 작품은 모두 이러한 경향을 반영한다. 이 책은 서문이나 발문이 없을 뿐만 아니라 『주자서절요』처럼 주자의 서신을 「시사출처(時事出處)」 등의 항목으로 분류하지도 않고 있다. 더욱이 각 서신의 구절에 대한 주석도 전혀 없다. 다만 주자의 서신 자체를 선별해서 필사해놓고 있을 뿐이다. 본문의 처음은 『주자서절요』와 마찬가지로 주자가 스승인 연평(延平) 이통(李侗, 1093∼1163)에게 ‘의리지설(義利之說)’을 논의한 서신으로 시작한다.
『불가수유리』는 조선시대에 주자의 서신이 주자의 학문세계를 이해하는 중요한 통로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하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