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곡 이이(李珥, 1536∼1584)는 일찍이 『소학(小學)』에 대한 각종 주석서를 모으고 절충하여 『소학제가집주(小學諸家集註)』를 만들어 조선 유학자들이 『소학』을 이해하는데 표준을 제시하였다. 하지만 『소학제가집주』에 아직 소석(疏釋)이 없는 점을 미흡하다고 여긴 이수호(李遂浩, 생몰년 미상)가 『증해(增解)』를 편집한 것이다.
본서의 앞부분에는 「어제소학서(御製小學序)」‚ 「어제소학후서(御製小學後序)」‚ 「소학집주증해서(小學集註增解序)」,「선정전소학훈의범례(宣政殿小學訓義凡例)」 등이 실려 있다. 그리고 이어서 「소학집주총론증해(小學集註總論增解)」, 「소학집주총목증해(小學集註總目增解)」, 「소학편목(小學篇目)」, 「소학집주고정(小學集註攷訂)」등을 거쳐 본문이 전개된다.
「어제소학서」는 『소학』을 내외(內外)와 본말(本末)의 구성으로 이해하고, 특히 「경신(敬身)」편을 성학(聖學)의 처음이자 끝인 경(敬)과 관련지어 강조하고 있다. 송환기(宋煥箕, 1728∼1807)가 1800년(정조 24)에 지은 「소학집주증해서(小學集註增解序)」에 따르면, 이수호는 자신이 편집한 『소학집주증해』를 들고 와서 송환기에게 보여주고 교정해줄 것을 부탁한다. 이때 둘이 함께 몇 장(章)을 검토하여 다듬고 더욱 정밀하고 상세하게 만들 것을 기약하지만 이수호가 얼마 안 지나 죽게 된다. 그래서 송환기는 한편으론 이수호가 소학의 도(道)를 몸소 실천한 것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음을 애석해하면서 동시에 그가 손수 편집한 이 책이 후세에 전해질 것을 기뻐한다. 책 끝에는 성혼(成渾)과 이항복(李恒福)의 발(跋)이 실려 있다.
조선후기까지 이이가 만든 『소학제가집주』가 『소학』을 이해하는 표준의 역할을 하였으며, 조선사회에 『소학』이 어린이의 일상생활을 규정하는 핵심적인 문헌이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