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조가 홍문관에서 경연관들과 『심경부주』에 대해 강론한 내용을 묶은 책으로, 이황(李滉)의 입장에서 자신의 주장을 펼쳤는데, 이는 학술적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지닌 것으로 보인다.
정조가 홍문관에서 경연관들과 『심경부주』 1장에서 4장까지 읽고 토론한 내용을 정리하여 간행한 책이다.
목판본. 총 35쪽 분량으로『홍재전서(弘齋全書)』권66에 실려 있다.
경연석상에서 논의된 내용에 따라 총 35개의 목차로 정리되어 있으며, 정조는 이황의 입장에 서서 자신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가령 유학의 요체가 심학임을 강조하는 것이나, 『심경부주』의 내용과 저자인 정민정(程敏政)에 대해 특별히 문제 삼지 않은 점, 인심(人心)·도심(道心)에 대한 입장, 특히 존덕성(尊德性) 공부를 도문학(道問學) 공부보다 중시한 점이 그렇다.
정조가 『심경강의』에서 이황의 학설을 특별히 중시한 점은 단순히 자신의 학문적 견해를 밝힌 것을 넘어서서 당시 정치적 상황과도 관계가 있다. 곧 『심경부주』에 대한 해석을 중심으로 남인의 퇴계학파와 노론의 율곡학파가 첨예한 대립을 빚던 시기에 이황의 학설에 손을 들어준 것은 당시 노론 세력에 둘러싸인 그가 남인세력을 조정에 끌어들여 그들을 견제하려 했던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학술적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지닌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