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경부주』가 크게 주목받던 상황 속에서 양명학적 심학의 입장에서 이를 전면적으로 개편하여 새롭게 편찬한 책이다.
한국 양명학의 대표적 인물인 정제두는 진덕수(眞德秀)의『심경(心經)』과 정민정의 『심경부주』가 이황(李滉) 및 그의 후예들에 의해 크게 중시되고 마침내 기호 율곡학파에서도 이를 중시하여 그 주석본으로 『심경석의(心經釋義)』(송시열 지음)가 왕명을 받들어 편찬되기에 이르자 『심경부주』를 전면 개편하여 양명학 입장에서 『심경집의』를 새롭게 편찬하였다.
총 82쪽 필사본으로,『하곡집(霞谷集)』권18에 상·하 2권으로 실려 있다.
정제두는 유학 또는 성학(聖學)의 요체가 바로 심학(心學)이라는 『심경』 및 『심경부주』의 관점에는 동의하면서도 그 핵심적인 방도가 경(敬)을 통한 마음공부라는 데에는 반대하면서 『심경』 및 『심경부주』의 체제와 내용을 전면적으로 개편한 뒤 『심경집의』를 새롭게 편찬하였으며, 그는 여기에서 양명학적 심학과 인(仁)을 통한 마음공부론을 전개하였다.
『심경집의』는 내용적으로 『심경부주』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양명학적 심학과 마음공부에 관한 책이지만, 당시 범학파적으로 『심경부주』를 중시하거나 이에 관심을 가졌다는 점에서 같은 역사적 배경과 맥락을 가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심경집의』는 양명학자에 의해 기술된 유일한 『심경』 관련 주석서로, 주자학적인 심성론과 수양론의 책이었던 『심경부주』가 양명학자에 의해서 어떻게 재해석되는지를 잘 알 수 있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