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밀한 결합을 이루는 두 단어 사이의 관계를 가리킬 때는 연어 관계(collocational relation), 그 구체적 내용을 가리킬 때에는 연어 구성(collocational structure)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어떤 단어와 결합하는 단어를 연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어휘적 의미를 지니지 않고 문법적 기능만을 지니는 요소가 관여하는 경우에는 이를 문법적 연어(colligation)라고 하여 어휘적 연어와 구분하기도 한다.
연어라는 개념을 처음 소개한 인물은 영국의 언어학자 퍼스(Firth)라고 알려져 있는데, 이후 할리데이(Halliday), 싱클레어(Sinclair) 등에 의해서 그 개념이 다듬어졌다. 그런데 근래에 들어서는 연어를 다루는 분야나 목적에 따라서 그 개념의 폭이 상당히 넓어졌다. 이론 언어학적으로는 ‘고정적으로 공기하지만 구성 성분의 의미의 조합으로 전체 구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단어 결합’으로, 코퍼스 언어학적으로는 ‘한 문장 안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어울려 쓰이는 단어의 결합’으로, 정보 과학적으로는 ‘일반적 공기 확률보다 상대적으로 공기 확률이 높은 단어의 결합’으로 정의하는 것이다. 게다가 연어 구성이 완전한 자유 결합과는 달리 그 결합에 일정한 의미론적 제약이 존재한다고 보는 관점도 있기 때문에 어떤 통사적 구성을 연어로 인정할 것인가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의미한 연어란 ‘긴밀한 결합 관계를 가지는 단어들 사이의 관계 혹은 그 구성’이라고 보는 데에는 크게 이견이 없고, 언어 학습 및 언어 처리에서 이들 연어의 처리가 중요한 몫을 한다는 데에도 대체로 동의하고 있다. 문제는 이 결합의 긴밀성을 결정하는 객관적 기준을 찾기 쉽지 않다는 점인데, 이를 극복하기 위하여 코퍼스 안에서의 단어 결합의 분포와 빈도를 바탕으로 그 긴밀성을 측정하는 여러 가지 방법이 제안되고 있다.
연어 구성은 기본적으로 두 단어 사이의 관계가 통사적일 것을 전제로 한다. 둘 이상의 어휘 단위가 결합하여 하나의 어휘 단위로 기능하는 관용구와는 달리 통사적 구성인 것이다. 그러나 어떤 언어에 대한 직관이 없는 이들(외국어 학습자)로서는 관용구와 연어 구성을 구분하기 쉽지 않다. 같은 의복류의 착탈을 나타내는 표현에서 ‘옷을 입다, 모자를 쓰다, 장갑을 끼다’는 정상적인 연어 구성이지만, ‘옷을 쓰다, 모자를 끼다, 장갑을 입다’는 정상적인 연어 구성이 아니라는 사실은 한국어를 모어로 하는 이들에게는 당연한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어 학습자들로서는 ‘미역국을 먹다’가 관용적으로 쓰일 때에는 ‘시험에 떨어지다’와 같은 의미로 쓰인다는 사실과 마찬가지로 학습을 통해 기억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영어에서 이들 ‘입다, 쓰다, 끼다’를 모두 ‘WEAR’로 표현하는 것처럼 연어 구성은 언어에 따라서 그 대응 양상이 달라지기 때문에, 외국어 학습이나 기계 번역 등에서는 이러한 연어에 관한 포괄적인 정보가 요구된다.
국어의 연어는 크게 어휘적 연어와 문법적 연어로 나눌 수 있다. 어휘적 연어는 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와 같은 내용어들끼리 긴밀한 공기관계를 형성하는 구성을 말한다. 그리고 연어 구성을 이루는 중심 단위가 어휘소 2개로 구성되어 있으면서 해당 단위들의 통사적 관계를 표시해주는 조사나 어미의 문법소가 포함된 경우를 말한다. 국어의 어휘적 연어는 주술관계 연어(구역질이 나다, 군침이 돌다, 나이가 들다, 눈이 부시다 등), 목술관계 연어(김을 매다, 멱을 감다, 몸부림을 치다, 물구나무를 서다) 수식관계 연어로 나눌 수 있다. 수식관계 연어는 체언+관형격조사+체언형(간발의 차, 우연의 일치, 최후의 보루), 부사+용언형(깜빡 잊다, 깜짝 놀라다, 누누이 강조하다), 부사어+용언형(감기에 걸리다, 병에 걸리다, 타성에 젖다), 용언+관형형어미체언형(감칠 맛, 막다른 골목)으로 나눌 수 있다.
문법적 연어는 어절의 결합이 통사적 요인에 의한 구성을 말한다. 문법적 연어는 구성의 중심 단위가 어휘소뿐만 아니라 문법소도 포함되며 어휘소가 꼭 2개일 필요는 없다. 문법적 연어로 ‘결코 ∼ㄹ 수 없다’, ‘단지 ∼ㄹ 뿐이다’, ‘만약에 ∼면’, ‘∼는 바람에’, ‘반드시 ∼어야 한다’, ‘비록 ∼일지라도’, ‘설마 ∼ㄹ까’, ‘아무리 ∼아도’, ‘∼에도 불구하고’, ‘왜냐하면 ∼하기 때문이다’, ‘차마 ∼ㄹ 수 없다’, ‘하마터면 ∼ㄹ 뻔하다’ 등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