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의 성리학자 임성주가 주희(朱熹) 「감흥시(感興詩)」에 대하여 중국과 우리나라의 여러 주석서를 검토하여 편찬한 책이다. 임성주는 친구 홍계수(洪季修, 미상)가 족부(族父)인 홍경중(洪敬仲, 미상)에게 이를 구해다주면서 보완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는 권유에 따라 저술하였다. 편집작업과 보완작업은 홍경중과 상의하였고, 주보(註補)는 홍경중이 대부분을 담당하였으며, 전체적으로 선배와 친구들과 논의를 거쳐 완성하였다.
운각인서체자(芸閣印書體字)의 활자본으로서 1책 56장이며, 1753년(영조 29)에 간행된 것으로 보인다. 표제는 ‘주자감흥시(朱子感興詩)’이고, 권두에는 「범례」와 「목록」이 수록되어 있으며, 권말에는 1750년 임성주의 발문과 1753년 동문인 민우수(閔遇洙)의 발문이 수록되어 있다.
본서는 명유(明儒) 류섬(劉剡)이 호병문(胡炳文)의 『감흥시통(感興詩通)』과 류리(劉履)의 『선시속편보주(選詩續編補註)』를 합쳐서 편찬한 주희 「감흥시」 주석서를 산정(刪正)하고, 여기에 원나라 김이상(金履祥)의 『염락풍아비주(濂洛風雅批註)』 및 송시열(宋時烈)의 『주자대전차의(朱子大全箚擬)』의 해당 주석을 추가하여 완성한 것이다. 또한 제가(諸家)의 주설(註說)을 수록할 때에는 이이(李珥)의 『소학집주(小學集註)』의 예에 의거하였고, 주설이 미비한 것이 있으면 가권(加圈)하여 보완하였다. 제가의 본주가 서로 다를 경우에는 『주자대전』을 기준으로 하되 『주자대전』이 잘못된 경우에는 별도로 주석하였다.
민우수의 발문에 따르면, 주희는 『시경』의 「대아(大雅)」를 높이 평가하였는데, 그 이유는 주공(周公)과 같은 성현이 지었기 때문이라고 하였고, 한·당(漢唐) 이래로 이 감흥시 20편만이 정성(正聲)이며‚ 위로는 성명(性命)의 근원을 서술하고 아래로는 일용(日用)의 상도를 갖추었고 옆으로는 역대(歷代)의 역사에 이른다고 평가하면서 학자가 반드시 밤낮으로 암송해야 할 책으로 평가하였다.
임성주가 명대의 감흥시를 연구하여 요령있게 편집하였고, 여기에 송시열의 『주자대전차의』 성과까지 참조하여 편찬한 저술이므로 그의 주자학 연구에 관한 편집안목과 깊이를 가늠할 수 있는 자료이다. 아울러 16세기에 이황과 이정(李楨)에 의해 간행된 『문공주선생감흥시(文公朱先生感興詩)』와 함께 검토한다면, 조선 전기와 후기의 감흥시에 대한 이해의 양상을 비교할 수 있다.